전 세계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들었다.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판매량이 증가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13일(현지시간) 올 1분기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넷북 등 전체 PC 출하량이 8060만대로 지난 해 동기 대비 3.2% 줄었다고 밝혔다. PC 출하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IDC의 제이 추 애널리스트는 태블릿PC의 성장세를 PC 출하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는 처음에 넷북으로, 현재 태블릿PC로 증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이날 "IDC의 자료에는 1분기 아이패드 판매량 증가세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아이패드 판매량 증가세에 따라 PC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달 4일 출시된 아이패드2의 한 달간 판매량은 260만대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월 아이패드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1476만대를 팔았다.

이와 관련 가트너도 이날 1분기 PC 출하량이 8425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타가와 미카코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저가 PC 대신 태블릿PC 등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며 "지난 2월 아이패드2가 출시된 뒤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패드2를 사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거나 PC 구매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올해와 2012년 태블릿PC 판매량을 각각 6978만대, 1억821만대로 예상했다. 2015년에는 2억9400만대가 팔릴 전망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1761만대였다.

한국IDC 관계자는 "일본 지진, 중동 사태 등 국제시장의 변수도 있어 태블릿PC 판매량 증가세가 PC시장 감소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해 중반기에 IDC가 예측한 올해 태블릿PC 판매량 전망치는 3000만대 수준이었는데 지난 3월에는 5000만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IDC에 따르면 PC업계 출하량 1위는 18.9%의 점유율을 가져간 휴렛패커드(HP)였다. 델이 점유율 12.8%로 2위, 대만의 에이서가 11.2%로 3위, 중국의 레노보는 10.1%로 4위였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