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영업 전국 로드쇼] (8) 손실 커지는 수입 쇠고깃집 어떻게…"가족 겨냥 '찌개전문점'으로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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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경기 시흥
주변아파트 단지…'목' 좋아
메뉴 바꿔 손실 만회를
14일 인천 연수구청서 상담
주변아파트 단지…'목' 좋아
메뉴 바꿔 손실 만회를
14일 인천 연수구청서 상담
'찾아가는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열린 13일 경기 시흥에선 자영업지원단이 상가 밀집 지역인 대야동과 은행동 일대에서 1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방문 컨설팅을 벌였다. 단체로 방문 컨설팅을 신청한 은행택지개발지구는 1만2000가구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전형적인 베드타운 상권이다. 간판과 보도 정비를 마쳐 쾌적한 분위기이지만,유동인구를 늘리기 어려워 정체상태에 빠진 것이 상인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매출 부진 겪는 70대 음식점 사장
대야동에서 고깃집 '우들목(우리들의 목장)'을 운영하는 최익환 사장(75)은 성급히 업종을 바꿨다가 낭패를 봤다. 공무원 출신인 그는 2009년 5월 순댓국집을 열어 8개월간 한 달 매출 8000만원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1월 구제역 파동으로 손님이 뚝 끊기자 1주일 만에 미국산 수입 쇠고깃집(1인분 6000~7000원)으로 간판을 바꿔단 게 화근이었다. 이후 한 달 매출이 1000만원 아래로 떨어져 손실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
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이 우들목을 찾은 시간은 낮 12시.185㎡(56평) 규모의 매장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최 사장은 "점포를 정리하고 지방으로 내려갈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장은 "헐값에 팔기보다 가능하면 매출을 높여 점포가치를 키운 뒤 매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인테리어는 유지하되 즉석밥 또는 찌개 전문점 형태로 업종만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신금순 한국소상공인개발원장도 "수입고기 위주인 현재 메뉴를 과감히 접고 아파트 단지 가족을 겨냥한 메뉴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 사장 부부가 주방과 홀을 도맡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도 문제다. 이 소장은 "고령의 사장이 허리를 굽혀가며 서빙하면 본인도 힘들고 젊은 손님들도 부담스럽다"며 "반찬류는 '셀프 바'를 도입하고 계란도 손님이 직접 프라이를 부치도록 하면 노동 강도를 줄이고 '체험 마케팅'을 도입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구제역이 터졌을 당시 3개월만 버텨봤더라면 매출이 안정궤도를 회복했을 것"이라며 "좌식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목이 좋은 점포인 만큼 메뉴만 잘 바꾸면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올 가을 개업 앞둔 예비창업자
대야동 청소년수련관 4층 회의실에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와 업종전환을 계획하는 자영업자들이 상담장 문을 두드렸다. 예비창업자 김종명 씨(42)는 정왕동의 공구유통상가에 66㎡(20평)짜리 점포 임차계약을 맺고 오는 9월부터 자기사업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신사순 경영컨설팅연구소장은 "우선 창업을 위한 로드맵과 사업계획서부터 작성하라"고 주문했다. 소형 점포를 운영하더라도 경영의 기본원리가 적용되는 것은 기업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신 소장은 "계약한 점포가 공구를 취급해야 하는 만큼 시화산업단지를 관리하는 업체를 통해 단지 안에 입주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어떤 것들인지 자세한 정보를 구해야 한다"며 "그 정보에 따라 취급 아이템을 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영국 씨(49)는 장사한 지 10년 된 자영업자로 최근 폐업하고 업종 선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조씨는 옷가게로 자영업을 시작해 제빵전문점,고깃집,순댓국 등으로 업종을 바꿔왔다.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경쟁점이 없는 곳을 찾기보다는 경쟁력을 기르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지원단은 14일 인천 연수구청에서 상담과 방문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흥=강창동/임현우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