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자였던 마이스페이스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6월30일 끝나는 2011 회계연도에 매출보다 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마이스페이스는 2005년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가 5억8000만달러에 인수해 화제가 됐던 기업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뉴스코프는 마이스페이스를 매각하기 위해 예비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마이스페이스가 이들에게 제시하기 위해 만든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2011 회계연도 예상 실적이 매출 1억90만달러,적자 1억6500만달러로 쓰여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스페이스는 2012 회계연도에는 매출이 8400만달러로 떨어지지만 지출을 6900만달러로 절감해 1500만달러 상당의 에비타(EBITDA ·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기 전 이익)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썼다. 이렇게 하려면 추가 감원 등 대대적인 감량 경영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회생을 장담할 수 없다.

마이스페이스 추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뉴스코프에 인수당한 뒤 공동 창업자들이 하나씩 회사를 떠나면서 성장동력이 약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이 야후의 10억달러 인수 제의를 뿌리친 것과 대조적이다. 더구나 뉴스코프는 마이스페이스의 독자 경영을 보장하지 않고 자기네 스타일로 바꾸려 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채팅 서비스를 강화해 이용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채팅 서비스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남녀의 불건전한 만남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이용자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구글과 광고 계약을 맺은 뒤 그렇잖아도 광고가 많은 공간에 더 많은 광고를 게재해 이용자들을 짜증나게 하기도 했다.

때마침 후발주자 페이스북이 뉴스피드,소셜게임 등의 기능을 도입하고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마이스페이스 엑소더스'가 본격화했고 2008년 4월 완전히 선두가 바뀌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작년 하반기 6억명을 돌파해 계속 늘고 있는 반면 마이스페이스 이용자는 작년 말 1억명 수준에서 지금은 4000만명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