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삼성그룹이 5000여곳의 1·2차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6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한다.

삼성그룹 9개 계열사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이같은 상생 프로그램을 내놨다.

협약식에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비롯해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정위와 협약식을 체결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등 9개사다.협력업체에서는 1차 협력사 3021개,2차 협력사 2187개가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삼성은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하고 협력사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총 61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대금지급 조건도 개선하기로 했다.협력사의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비율을 100%로 계속 유지하는 한편 하도급대금 지급주기를 종전 월 2회에서 앞으로 월 3회로 조정키로 했다.협력사들의 자금흐름을 원활히 해주기 위해서다.또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하고 임직원 교육·훈련을 할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하기로 했다.특허권을 협력사에 제공하거나 특허 공동출원,기술이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각 계열사 구매담당 임원을 평가할 때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간의 동반성장 계획도 나왔다.삼성 각 계열사의 1·2차 협력사간 거래 시 공정위가 정한 표준하도급 계약서를 사용하고 60일 이상짜리 어음 결제를 없애기로 했다.아울러 삼성 각 계열사로부터 납품단가 조정,현금결제 비율 확대,결제기일 조정 등의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또 삼성 계열사와 1차 협력사간 납품단가 조정정보도 2차 협력사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은 2007년부터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기업에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혁신기술 기업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업계에 모범을 보여왔다”며 “전자 등 대표적 하도급 업종이 많은 삼성그룹이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위압적 게약관계보다 신뢰를 기반한 계약이 더 효율적”이라며 “대기업과 협력사의 관계에 따라 글로벌 경쟁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