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 폭발(플레어) 등 태양 활동이 2013년께 극대기에 달하면서 전파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례로 비춰볼 때 단파통신이나 일부 위성의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열린'우주환경특별세미나'에서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자기유도현상에 따라 급격한 전압 교란 현상이 생길 수도 있으니 전력회사들은 예상치 못한 단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리층 교란

태양 활동의 관건은 흑점이다. 세계 천문학자들의 연구 결과 흑점 수는 평균 11년을 주기로 증감한다는 사실이 일찍이 확인됐다. 1755~1766년이 1주기로 명명됐으며, 태양 활동 24주기에 해당하는 올해는 태양 활동의 상승기에 해당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관리처(NOAA)는 2013년 5~7월께 흑점 수가 60~90개에 이르며 극대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양은 전자기파와 '태양풍'이라 불리는 하전입자(전자 양성자 등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를 끊임없이 행성 간 공간과 지구자기권으로 방출한다. 이를 '태양풍'이라고 한다. 이 중 장파인 전자기파보다 파장이 짧은 X-선이나 자외선은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대기에 '전리층'이라는 독특한 환경을 만든다. 전리층은 태양이 방출한 각종 에너지에 의해 공기 분자가 이온화돼 자유전자가 밀집한 곳을 말한다. 전리층은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흡수 또는 반사하기 때문에 지구의 무선 통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 활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 전리층을 교란하기 때문이다. 원거리 국제통신이나 선박,항공기 등에 쓰이는 단파통신(주파수 3~30㎐)은 지표에서 약 100~400㎞의 전리층에서 전파가 잘 반사돼야 통신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그런데 플레어가 대량 발생하면 태양으로부터 날아온 각종 하전입자가 끼어들어 전리층이 두꺼워지고, 전파를 반사하지 않고 흡수해 일시적 통신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전력시스템에도 영향 가능성

코로나물질(CME)이 방출되는 태양 폭풍도 문제다. 최근 태양흑점 폭발에서는 태양 폭풍이 동반돼 시속 900㎞로 CME가 지구를 향해 돌진했으나 감속이 되면서 영향이 미미했다. CME가 동반된 태양 폭풍은 고속으로 움직이는 고자기 플라즈마 덩어리이기 때문에 하전입자 방출(태양풍)과는 다르다. 태양 폭풍은 오히려 하전입자를 휩쓸고 지나간다. 이는 지구 자기장을 교란하는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TV나 라디오,이동통신(휴대폰),기상항공 레이더 등에 쓰이는 초단파~마이크로파 영역(30~3만㎒)이 영향을 받아 TV 수신장애 및 통신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 흑점

태양 표면에 자기력선이 조밀하고 복잡하게 얽힌 지역.태양표면 온도는 6000K(절대온도)임에 반해 흑점은 4000K이다.

◆ 플레어

흑점에서 발생하는 폭발 현상.급격한 에너지가 방출되며 한번에 다수의 흑점군이 출현하는 태양 활동 극대기에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발생할 수 있다.

◆ 코로나

밝게 빛나는 태양대기 가장 바깥층으로 태양 표면 및 내부보다도 큰 극단적 고온을 갖고 있고 흑점 극대기에 커지며 극소기에 작아진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