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현대캐피탈과 금융감독원이 피해 우려 고객의 정보를 전 금융권에 통보해 금융거래를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과 금강원은 이 같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은행의 전산 담당 부서장은 10일 "범인이 입수한 고객 정보를 결합해 현대 캐피탈 이외의 금융회사에서도 대출 등의 범죄를 벌일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대키피탈 대출 이용자인 1만3000명과 관련된 사항이다. 상당수 고객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여러 금융사의 개인 아이다(ID)와 비밀번호를 똑같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금융회사의 전산 전문가들은 현대캐피탈과 금강원이 피해우려 고객의 이름만이라도 전 금융권에 통보해 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금강원은 현대키피탈로부터 보고를 받은 이후 사흘 동안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현대키피탈은 8일 금강원에 사고를 보고했지만 금강원은 11일 오전에야 조사반을 현대캐피탈에 보내기로 했다. 금강원은 현대키피탈이 보도자료를 낸 이후에나 알았을 정도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준동/이상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