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들은 일본 동북부 대지진 및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여파로 한국 경제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20명 중 일본 지진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한 17명은 평균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0.4%포인트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고,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과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0.3%포인트 하락을 각각 점쳤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대지진 이후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 · 엔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며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지진이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5명의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지진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많이 제거됐다"며 "글로벌 자산시장이 좋은 흐름을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지진의 영향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매 분기 1%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1.0%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1분기와 2분기 모두 3.9%였다. 일본 지진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균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7명 중 15명이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 20명 중 80%인 16명은 한은이 4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지만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금리를 급하게 올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이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은 "통화정책의 기조는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지만 산업활동 등 경기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4월에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4명의 이코노미스트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규회원 임일섭·박형중 씨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과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소속 기관의 인사 이동에 따라 4월부터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으로 참여합니다.

유승호/박준동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