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내 대표적인 일본통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창열 삼성사회봉사단 사장(62 · 사진)이 '겉보다 속이 더 두려운 일본의 산업경쟁력'(새로운사람들 펴냄)을 4일 출간했다. 12년간 일본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소재와 부품,장비산업이 어떻게 강해졌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이 사장은 후지필름 니콘 TDK 호야 같은 일본 부품 · 장비 업체들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일본 기업의 성공 DNA를 정리했다. 그는 "일본은 선진 문물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인드와 인재 양성,사회제도와 시스템,창조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부품 소재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은 1872년 이와쿠라 사절단이 미국과 유럽을 순방하고 돌아오면서 근대화를 시작하는 등 세 차례 벤치마킹으로 성공의 기반을 닦았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기본과 기초부터 충실히 다지는 것을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6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1991년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던 그는 1997년 일본 이시카와지마하리마 중공업(IHI)에서 일본 국비 연수생으로 일본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중공업 도쿄지점,일본삼성 대표로 2010년까지 12년간 일본에서 지냈다. 지난해 초 그룹인사로 본사 발령을 받은 직후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인 게이단렌에서 환송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조선 세종 시절 통신사인 충숙공 이예(李藝)의 후손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