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 증시 중에서는 중국, 인도,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혔다.

러셀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피즈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전략가는 4일 '아시아 마켓 아웃룩'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시장이 지난 2년 간 탄탄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긴축정책 우려로 하락 압력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증시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상승 폭은 미국 증시 대비 낮을 것이며, 글로벌 증시는 올해 10% 내외의 상승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피즈 전략가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가격 수준은 중립적이지만 물가 상승과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올해 증시 상승폭은 다른 지역 대비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식시장으로 중국, 인도, 한국을 꼽았다. 낮은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과 최근 저조했던 성과로 살 만한 가격대에 들어왔다는 판단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이 4.5%에 달하고 한국은행이 올들어 벌써 두번이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다른 지역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시장보다 선전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정보기술(IT),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도 올해 11%, 내년에는 13% 성장이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실제 수익으로 실현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즈 전략가는 "중국시장은 긴축정책 기조가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멀었고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성장 시나리오가 많지 않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또 오랜 기간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여왔던 인도시장의 매력도가 증가했다며, 유연한 성장, 강력한 실적 성장,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감안하여 인도시장에 관심을 재개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반면 아시아에서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고 5월 총선으로 다시 한번 데모 물결이 일 것으로 전망되는 태국은 가장 매력도가 낮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고평가된 증시와 인플레 압력을 근거로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에도 정부 부채를 둘러싼 우려, 통화정책에 대한 엇갈리는 의견, 지정학적 불안정 요인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시장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년 간 그랬듯이 투자자들은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원칙을 고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1936년에 설립된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로 총 수탁고는 1550억달러다. 러셀 지수는 65개국 1만여개 이상의 종목을 포함하는 5만여가지 이상의 벤치마크를 매일 산정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