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주요 도시가 KTX망에 연결돼 전국이 '90분대' 생활권으로 묶인다. 광역 · 급행 철도망이 구축되는 수도권은 '30분대' 생활권으로 바뀐다. 경부선과 호남선은 향후 화물전용 노선으로 바뀌고 KTX에 화물전용칸을 만들어 전국 당일 배송도 가능해진다. 또 주요 항만 · 산업단지와 간선철도를 연결하는 인입철도도 개설된다.

국토해양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1~2020)'을 확정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계획이 완성되면 국가교통 체계가 철도 중심의 교통 · 물류 체계로 전환된다"며 "2020년 하루 철도이용객은 60만명,철도 화물량은 6000만t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은 전국을 '하나의 도시권'으로 통합한다는 게 핵심이다.

◆전국 '90분대', 수도권 '30분대'

경부고속철도 대전 · 대구 도심권 구간과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구간은 2014년까지,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구간은 2017년까지 완공된다. 또 수도권 병목구간 해소를 위해 수서~평택 간 수도권고속철도가 2014년까지 신설된다. 경춘선 중앙선 장항선도 속도가 230~250㎞로 빨라지고 전라선과 경전선은 경부 · 호남고속철도와 연결해 접근성이 높아진다.

정부 관계자는 "고속도로(평균 90㎞대)의 평균 속도보다 느린 일반철도(60~90㎞)의 속도를 높여 철도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X와 일반철도에 2층형 차량이 도입된다. 춘천~속초,논산~청주공항,여주~원주 등 일반철도 19개 노선도 신설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춘천~속초 노선이 신설돼 고속화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30분대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30분대 서울 접근이 가능하도록 일산~수서,송도~청량리,의정부~금정 노선 등 수도권 광역철도가 새로 놓인다. 운행 간격이 긴 기존 수도권 노선에 대해선 차량 수(현재 8량)를 4~6량으로 줄이는 대신 평균 속도를 150~180㎞로 고속화할 방침이다.

◆항만 · 산업단지에 철도 물류망 구축

주요 항만 · 산업단지 · 내륙화물기지와 간선철도를 연결하는 인입철도를 개설하고 경부선과 호남선을 화물 전용노선으로 바꿔 물류기능을 강화한다. 강원 · 충청지역의 시멘트 수송 능력 증대를 위해 태백선(제천~쌍용),중앙선(제천~도담)은 복선전철화되고 광양항과 평택항에는 경전선(동순천~광양),포승~평택노선이 신설된다. 동해항 마산신항 여수율촌산단 구미산단 아산산단을 연결하는 인입철도도 새로 깔린다.

KTX에 화물전용칸을 만들어 전국 당일 배송 시대가 열린다. 경전선에는 2단 적재열차를 시범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럴 경우 열차 2편성당 컨테이너 적재량이 74TEU에서 136TEU로 증가해 수송 능력은 84% 증대되고, 운임은 25%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밋빛 청사진,험난한 예산 확보

2020년 총연장 철도망은 4934㎞로 늘어나고 복선화율은 79.1%로,전철화율은 85%로 올라간다. 774만t의 이산화탄소(CO₂) 감축효과도 있다. 여객수송 분담률은 27.3%,화물수송 분담률은 18.5%로 늘어난다. 이런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선 재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총사업비 88조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투입할 국고 59조원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투자 재원 증가율(5.27% 이상) 기준을 '긍정적'으로 했을 때의 얘기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SOC 시설 실제 투자 실적 연평균 증가율(3.21%)을 적용하면 재원 조달 가능액은 54조6000억원에 그친다. 게다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철도사업에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자칫 정부의 계획이 계획으로만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