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제정책 낙제점' 발언에 대해 31일 "내 뜻은 그게 아닌데,완전히 오해들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삼성미래전략실을 통해 "진의가 그게 아니었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재차 해명한 것이다.

이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스포트 어코드' 참석을 위해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낙제점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그것 때문에 골치가 좀 아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참석에 앞서 경제정책에 대해 "흡족하다기보다는 낙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에서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 회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비판 소리가 들리고…"라면서 "내 뜻은 경제성장이 잘 됐고 금융위기를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이런저런 면에서 잘했다는 것이었는데 이상하게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을 배웅하러 공항에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니었는데 잘못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본 지진 여파에 대해서는 "삼성 하나만 보면 큰 차이는 없다"며 "이웃 나라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데 가만 보고 있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일본 지진에 대한 삼성의 대응 방향과 관련해선 "이때까지 해온 식으로 열심히만 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폈다. 이 회장은 "작년 중반쯤에는 조금 불안했는데 요즘 와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체 부처가 돕고 앞장서고 있다"며 "지난번 (국제올림픽위원회) 실사단 접견에 직접 대통령이 오시고 진두 지휘하고… 그러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오는 3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스포트 어코드'에 참석,각국 IOC 위원들을 상대로 평창 유치 지원활동을 벌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