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태 이후 일본 주식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발생 이후 닷새만에 일본 니케이 지수가 18% 폭락하는 등 급격한 낙폭을 기록하자 '바겐 헌팅'(bargain hunting)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강인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 차장은 30일 "최근 일본 주식 매매금액이 평소의 3배 이상 급증했고, 일본 주식을 사기 위한 엔화 환전 규모도 4~5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 일본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최근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원전 폭발과 방사능 유출의 타격을 직격으로 받은 도쿄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본 지진 발생 전인 지난 10일 2153엔에 거래되던 도쿄전력 주가는 12일만에 80%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하한가까지 떨어져 466엔을 기록중이다. 40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현재 10조원(7400억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도쿄전력 주가는 원전 사태의 추이에 따라 상·하한가를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원전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14일 이후 사흘 연속으로 하한가까지 떨어졌으나, 원전 사태 해결이 기대되던 18일에는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방사능 유출이 확산되는 등의 악재로 다시 줄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고 차장은 "원래 도쿄전력은 한국전력과 같은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주가 변동이 심하지 않고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하는 주식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투기에 가까운 거래 종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원전 사태의 진전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부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일부 폭락한 미국 주식의 바겐 헌팅에 나섰으나, 종목에 따라 투자자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당시 1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던 씨티그룹 주가는 6개월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 반면 GM의 경우 결국 상장폐지로 증시에서 퇴출됐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