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개인 인증,영화 · 공연 티켓 예매,명함교환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NFC는 10㎝ 이내 거리에서 무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폰용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NFC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NFC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와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사,신용카드사,스마트폰 및 부품 제조사 등이 참여하는 그랜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협의체를 통해 국제표준에 준거해 NFC 국내 표준을 정하고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NFC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NFC 기능을 탑재한 폰은 하반기에 나오고 국내 상용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NFC를 도입하려면 폰에 태그(꼬리표)와 리더(판독기) 기능을 갖춘 컨트롤러를 탑재하고,업소에는 동글(결제기)을 비치해야 한다. 방통위는 내년 상반기에 NFC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후 점진적으로 전국 200만개 업소에 동글이 보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NFC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레스토랑 카페 등 모든 업소에서 폰으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업소가 동글을 비치하고,손님이 동글에 자기 폰을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된다. 음식배달원이 업소 폰과 손님 폰을 맞대 대금을 받을 수도 있다.

회사에서는 출입통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출입문에 설치된 리더에 폰을 대면 문이 열린다. PC 사원인증도 폰으로 가능하다. 관광지에서는 다국어 안내에 활용할 수 있다. 관광객이 태그에 폰을 대면 자국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미술관에서도 마찬가지다. NFC가 활성화되면 명함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NFC 탑재 폰끼리 맞대기만 하면 디지털 명함이 순식간에 상대방 폰으로 전달된다. 공항에서는 NFC 폰으로 여권 제출,탑승권 발급,마일리지 적립 등을 할 수 있다. 여행지 관광정보도 받아볼 수 있다.

현재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에 NFC를 기본으로 탑재했고 캘리포니아에서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아이폰5)에서는 NFC를 탑재할 것이라고 알려졌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NFC 폰을 선보인 바 있다.

NFC 그랜드 협의체에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신용카드사(하나SK카드 BC카드 신한카드 마스터카드 KB국민카드),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유비벨룩스 KEBT 엠텍비젼 쓰리에이로직스),통신과금 서비스 사업자(다날 모빌리언스 KCP 갤럭시아)와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한다.

방통위가 NFC 그랜드 협의체 구성을 유도하는 등 사실상 중재자로 나선 것은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에 이동통신사 신용카드사 등이 개별적으로 모바일 결제를 추진했으나 표준화가 미흡하고 중복 투자가 심해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홍진배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NFC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라 우리나라 사업자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경험을 쌓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