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 파동이후 정부가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해 국내 육가공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시스템과 마케팅 파워에서 우위를 보이는 기업이 더욱 약진,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햄 소시지 육가공 B2B 시장의 강자로 알려진 ㈜오뗄(대표 김연태 www.autel.co.kr)은 올해 회사설립 20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되는 의미 있는 해다. 올해 매출목표는 550억원.임직원 180여명인 이 회사는 올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해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다변화 (B2C)전략을 마련,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16일 제38회 상공의 날 김연태 대표이사가 지식경제부 장관표창을 받아 변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외적으로 기업과 CEO가 함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육가공 시장에서 1991년 피자토핑제품을 시작으로 B2B 시장을 공략,샌드위치용 햄 및 소시지 부문에서는 국내 마켓리더가 됐다. 이 회사는 매년 10~20%에 이르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업계에선 육가공시장의 블루칩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정통유럽식 햄 못지않은 제품의 품질에 있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에는 일본 최고의 햄 제조 기술 보유자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2002년 이후에는 독일 육가공 마이스터(MEISTER)인 배안 애블링(BERND EBELING) 기술고문으로부터 매년 일정 기간 동안 생산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

'오뗄'은 프랑스어로 '신에게 바치는 상차림'이란 뜻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다. 실제로 ㈜오뗄은 B2B 식재료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피자 토핑용 햄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독일식 훈제 햄 등은 그런 노력에서 나온 결과다.

이 회사의 첫 제품이자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는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이다. 창업당시만 해도 육가공 기술이나 위생수준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슬라이스 햄 제품이 시중에 없다는 점에서 착안,슬라이스 햄을 내놓자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 회사가 단기간에 안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슬라이스 햄은 지금도 B2B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오뗄은 현재 샌드위치&핫번용과 피자용품,급식제품,축육햄,축육소시지,델리카 등 350여 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이는 국내 모든 외식업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양한 종류의 육가공 제품들을 소량씩 생산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B2B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닌 강점은 위생과 안전성이다.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설비를 갖춘 생산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중소 육가공 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무균실을 도입하기도 했다.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업에서는 '위생'이 가장 중요한 기본이 돼야 한다는 김연태 대표이사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육가공제품이 미생물오염에 취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대표는 2003년 중소 육가공업체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았고 지금도 일주일에 3일은 포천공장에서 생산시스템을 체크,위생적으로 취약한 곳을 점검해 개선하고 있다. 위생관리만큼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겨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오뗄은 최근 생산과 마케팅 포인트를 '웰빙'에 맞추고 있다. 이 회사 민경복 마케팅이사는 "웰빙이란 트렌드 덕분에 웰빙 제품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생산에 주력할 계획이고 이를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