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경영참여를 꾀하더라도 상장폐지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에 이상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막판 사력을 다해 단체행동까지 불사해 보지만 기업의 운명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 대부분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스템의 지분공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업체 중 엠엔에프씨 히스토스템 핸디소프트 브이에스에스티 네이쳐글로벌 등이 증시에서 퇴출됐거나 퇴출 위기에 처했다. 네비스탁은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모아 경영참여를 시도하는 대표적인 소액주주 연대 모임이다.

네비스탁은 지난해 10월 14일 소액주주의 권익실현 및 경영참여를 위해 엠엔에프씨 지분 6.11%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 네비스탁의 엠엔에프씨 보유지분은 12.43%까지 확대됐다. 더 많은 소액주주들이 이에 동참한 것.

그러나 엠엔에프씨는 소액주주들의 바람과 다르게 채무자인 국민은행에 경기도 공장을 가압류 당하는 등 끊이지 않고 악재를 쏟아냈다.

엠엔에프씨는 대규모 순손실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상장폐지 사유가 생겼고, 결국 지난 17일 주식매매까지 정지됐다. 오는 3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통해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고 입증하지 못하면 퇴출은 불가피하다.

네비스탁이 지분 5% 이상 보유 중인 또다른 종목 히스토스템도 퇴출이 목전이다. 네비스탁은 지난해 10월27일 히스토스템의 지분 5.39%를 갖고 있다고 처음 보고 했으며 지난 2일에는 7.80%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8월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히스토스템은 전날 △매출액 30억원 미달 △최근3사업연도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 등으로 관리종목지정 사유가 추가됐다. 앞으로 1년간 관리종목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기존 관리종목 지정 사유였던 반기검토(감사)의견 부적정, 의견거절 또는 범위제한 한정 사유는 해소됐으나 지난해 실적 악화로 관리종목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외에도 네비스탁이 지난해 의결권을 모아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핸디소프트 △브이에스에스티 △네이쳐글로벌 등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상장 폐지됐다.

네비스탁 측은 "상폐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라도 소액주주들이 자신의 의견이 경영에 반영되길 원해 지분을 모았던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이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에 상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네비스탁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3월 25일자 '소액주주 뭉치면 소형株 퇴출 신호?' 제하의 기사를 통해 네비스탁이 소액주주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회사들이 상장폐지 되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네비스탁은 기사에 언급된 회사들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 재무상태가 악화된 회사들이며, 소액주주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경영참여를 요구하였을 뿐, 소액주주들의 경영참여로 회사가 상장폐지에 이르거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왔습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