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제 컨퍼런스에는 당초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던 가와이 마사히로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과 다카기 신지 일본 오사카대 교수 등 일본 측 패널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일본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위기를 충분히 극복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제2세션의 좌장을 맡은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일본은 그동안 외부에서 충격이 올 때마다 새롭게 동력을 찾아내왔다"며 "이번 대재앙으로 일본의 사회 시스템이 개혁되고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공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 겸 무역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일각에서 일고 있는 G20 회의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사공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G20을 통해 세계 각국이 공조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G20의 역할이 앞으로 약해지거나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G20 성과에 대해 일부에서 '잔이 반이나 비었다'는 부정적 비유를 들고 있지만 '잔이 반이나 찼다'는 긍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공 위원장은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자오샤오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는 개회사에서 달러와 미국을 비판함으로써 이어지는 4개의 세션에서 격론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자오 부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 세계의 유동성,글로벌 불균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국 내 문제 해결을 위해서만 통화정책을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각국의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유동성 관리에도 제약 조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은 "국제통화시스템에 대한 토론은 지속가능한 세계경제의 균형 성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방향을 제시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오찬사에서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달러 중심 국제통화체제의 문제점을 보완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오늘 나온 의견들은 G20 차원에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데브루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종합토론이 끝난 후 ADB가 발간한 책 '아시아 금융통합의 진행:현실과 분석'을 소개했다. 이 책은 아시아에서 금융통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아시아 금융시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 등을 최신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데브루 교수와 박신영 ADB 선임 연구위원,필립 마틴 사이언스 포 교수 등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학계,금융회사 임직원 등 200명이 훨씬 넘게 참석,성황을 이뤘다. 국내 금융계 최고경영자(CEO) 중에선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송창헌 금융결제원장이 참석했다. 김 사장은 "은행 경영진뿐 아니라 외환이나 파생상품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