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 인천지역 지상파방송인 OBS(경인방송)의 서울 지역 역외재전송 족쇄가 완전히 풀림에 따라 수도권의 방송시장 판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그동안 적자에 시달려온 OBS가 광고수입 증가로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들과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종합편성채널(종편) 수익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서울지역 14개 케이블TV(SO)의 OBS 재송신을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지역 310만 케이블TV 방송 가입가구 중 OBS 송출이 이뤄지지 않았던 153만가구가 이르면 6월 이전에 OBS를 모두 시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율이 50%를 넘는 지역방송사에 한해 서울지역 역외재전송을 허용했지만 시장경쟁 상황을 빌미로 14개 SO에는 OBS 역외재송신을 불허해왔다.

OBS는 이번 조치로 광고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BS는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100% HD디지털 전환을 가장 먼저 했지만 방송 권역 제한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HD시스템 등을 구축하는데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방송광고 단가는 지상파 3사 평균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김태우 OBS 정책기획팀장은 "역외재송신의 본래 취지가 콘텐츠 활성화인 만큼 그에 부합되도록 경인지역 탐사 프로그램을 비롯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이번 결정은 우선 기존 방송 광고 시장에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OBS 광고를 하지 않던 35개사 중 16개사가 역외재전송이 허용될 경우 OBS에 광고를 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들은 신규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타사 광고를 줄여서 OBS 광고를 하겠다고 답했다"며 "OBS 기존 광고주들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OBS의 광고 수입은 지난해 기준으로 253억원에서 261억원이 증가한 514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역외재전송

정부에서 승인받은 방송권역 외의 지역에서 케이블TV 등을 통해 실시간 방송하는 것을 뜻한다. OBS의 경우 경기 · 인천지역에서만 전파로 방송을 송출할 수 있지만 역외재전송 허용으로 방송권역이 아닌 서울지역에서도 케이블TV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이 때 '역외'는 서울지역,'재전송'은 전파가 아닌 케이블망을 통한 송출을 뜻한다.

임원기/유재혁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