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은퇴설계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메릴린치 등 세계 10대 금융회사에서 활동한 은퇴설계 전문가 6명을 새로 영입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은퇴설계 선진국과 국내외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30여명의 경력직원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달 10일 문을 연 은퇴연구소의 인원을 현재 30여명에서 오는 6월 100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이 은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령화 진전으로 은퇴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2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연금보험 수입보험료(개인연금+일반연금+변액연금)는 2001 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 6조6000억원에서 2009 회계연도에는 23조5152억원으로 4배가량 커졌다.

연금보험 시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 회계연도에는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연금보험의 인기가 치솟자 각 생보사는 은퇴설계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관련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한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을 해외 시장 공략과 함께 은퇴 시장 선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상반기 내 '은퇴설계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고객에게 은퇴 이후 건강한 삶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은퇴설계 교실을 개최할 예정이다. 설계사(FC)들에 대한 은퇴 교육을 강화하고 적립식 연금보험뿐 아니라 일시납 형태의 즉시연금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대한생명은 자사 경제연구원과 FA센터에 소속된 20여명의 은퇴 전문가를 중심으로 은퇴 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연구와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마케팅기획본부를 은퇴설계추진본부로 바꾼 데 이어 이달에 은퇴상품 개발과 시장 공략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신한생명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은퇴설계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은퇴상품의 교차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동양생명은 'WM(웰스매니지먼트) 센터'를 통해 은퇴설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