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 작가들 거침없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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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정면 비판…소재도 다양
조직으로부터 버림받고 아내의 미용실 다락방에서 숨어지내는 고문 기술자,어린 소녀를 잔인하게 죽이고 댐의 수문을 열어 아랫동네 사람들을 몰살시킨 미치광이 살인마,간암환자,통조림공장에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최근 30~40대 여성 작가들이 내놓은 신작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특유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감한 소재 선택,강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여성 작가들의 신작이 잇따르고 있다.
천운영 씨(40)의 장편 《생강》(창비 펴냄)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고문 기술자 '안'과 그의 딸 '선'의 이야기다. 곧 맞이할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던 '선' 앞에 어느날 아버지의 행방을 쫓는 낯선 남자가 나타난다. 선은 아버지가 악마 같은 고문 기술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학교생활은 물론 남자친구까지 잃어버린 채 악몽 같은 현실을 떨쳐내려 애쓴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폭력과 죄악,공포의 본질과 그로 인한 인간의 몸과 내면의 변화를 추적한다. 글을 쓰는 자신도 고통스러웠다고 할 정도로 고문 장면이 사실적이다.
정유정 씨(46)가 2년 만에 출간한 장편 《7년의 밤》(은행나무 펴냄)은 7년 전 세령호에서 벌어진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인 보안원 최현수와 그의 아들 서원,대필작가이자 잠수부인 아저씨,피해자의 아버지이자 치과의사인 오영제 등이 등장하는 추리 형식의 작품.
정씨는 '세계청소년문학상'(2005년)과 '세계문학상'(2009년) 등 두 차례의 문학상 수상으로 1억5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간호사 출신의 작가. 빠르고 탄탄한 전개로 독자들을 흡입한다.
단편 소설집 《아오이가든》에서 섬뜩하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통해 현대문명과 삶을 예리하게 꼬집었던 편혜영 씨(39)는 단편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도시문명 속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감춰진 불안과 고독,황폐한 내면에 주목한다. 그는 책에 실린 8편의 단편에서 한밤중이 돼서야 뜬금 없이 달리는 마라토너,지루할 정도로 일상을 세밀하게 규격화하는 복사실 등의 소재를 끄집어냈다.
앞서 김미월 씨 등 여성 작가 6명은 서울의 다양한 색채를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테마소설집 《서울,밤의 산책자들》(강 펴냄)을 내놓았다.
현대 여성의 사랑과 욕망을 감각적으로 그려온 백영옥 씨는 고객의 결혼사진에 끼어들다 살인자로 몰리는 청첩장 디자이너 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 《아주 보통의 연애》(문학동네 펴냄)로 눈길을 끌었다.
김숨 씨는 간암 환자,3000년 전 미라와의 동거 등을 소재로 거부할 수 없는 죽음의 이미지와 그 안에 갇힌 삶의 풍경을 그려낸 소설집 《간과 쓸개》를 지난달 말 출간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최근 30~40대 여성 작가들이 내놓은 신작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특유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감한 소재 선택,강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여성 작가들의 신작이 잇따르고 있다.
천운영 씨(40)의 장편 《생강》(창비 펴냄)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고문 기술자 '안'과 그의 딸 '선'의 이야기다. 곧 맞이할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던 '선' 앞에 어느날 아버지의 행방을 쫓는 낯선 남자가 나타난다. 선은 아버지가 악마 같은 고문 기술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학교생활은 물론 남자친구까지 잃어버린 채 악몽 같은 현실을 떨쳐내려 애쓴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폭력과 죄악,공포의 본질과 그로 인한 인간의 몸과 내면의 변화를 추적한다. 글을 쓰는 자신도 고통스러웠다고 할 정도로 고문 장면이 사실적이다.
정유정 씨(46)가 2년 만에 출간한 장편 《7년의 밤》(은행나무 펴냄)은 7년 전 세령호에서 벌어진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인 보안원 최현수와 그의 아들 서원,대필작가이자 잠수부인 아저씨,피해자의 아버지이자 치과의사인 오영제 등이 등장하는 추리 형식의 작품.
정씨는 '세계청소년문학상'(2005년)과 '세계문학상'(2009년) 등 두 차례의 문학상 수상으로 1억5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간호사 출신의 작가. 빠르고 탄탄한 전개로 독자들을 흡입한다.
단편 소설집 《아오이가든》에서 섬뜩하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통해 현대문명과 삶을 예리하게 꼬집었던 편혜영 씨(39)는 단편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도시문명 속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감춰진 불안과 고독,황폐한 내면에 주목한다. 그는 책에 실린 8편의 단편에서 한밤중이 돼서야 뜬금 없이 달리는 마라토너,지루할 정도로 일상을 세밀하게 규격화하는 복사실 등의 소재를 끄집어냈다.
앞서 김미월 씨 등 여성 작가 6명은 서울의 다양한 색채를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테마소설집 《서울,밤의 산책자들》(강 펴냄)을 내놓았다.
현대 여성의 사랑과 욕망을 감각적으로 그려온 백영옥 씨는 고객의 결혼사진에 끼어들다 살인자로 몰리는 청첩장 디자이너 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 《아주 보통의 연애》(문학동네 펴냄)로 눈길을 끌었다.
김숨 씨는 간암 환자,3000년 전 미라와의 동거 등을 소재로 거부할 수 없는 죽음의 이미지와 그 안에 갇힌 삶의 풍경을 그려낸 소설집 《간과 쓸개》를 지난달 말 출간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