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주말 1980선을 회복했지만 증시 불안 요인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일본 원전,중동 정국 불안 등의 전개 방향에 따라 주식시장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 지표들은 하나둘 주식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풋콜레이쇼 · 등락비율 저점 신호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대표적인 기술적 분석 지표들은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풋옵션 거래대금을 콜옵션 거래대금으로 나눈 풋콜레이쇼는 지난 15일 고점(199.85%)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해 18일에는 116.05%까지 낮아졌다. 지수 하락에 베팅(풋옵션)하는 투자자보다 상승을 예상(콜옵션)하는 투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등락비율(ADR) 20일 평균치 역시 2일 64.97%로 떨어졌으나 18일에는 86.00%까지 회복됐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의 추세가 바뀔 때는 지수보다 개별 종목이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ADR이 상승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주식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재료선'인 코스피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16일 1972.04를 기록,'경기선'인 120일 이평선(1973.85) 밑으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60일선이 120일선보다 높은 상황에서 20일선과 120일선 간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적은 2000년 이후 총 네 차례밖에 없었다"며 "그때마다 얼마 안 가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남유럽 재정위기로 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뒤 반등한 작년 5월에도 이 같은 데드크로스가 있었다.

◆코스피지수 2000선 탈환 시도할 듯

기술적 지표들의 흐름을 감안하면 향후 증시는 2000선 재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일본의 원전 사태가 다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거나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증시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수급 주체가 확실치 않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기관들은 지난주 840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기관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자산운용사(투신)가 2000선에 가까워지면 다시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2000선 위에선 환매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주엔 1674억원 '사자' 우위를 보였지만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유출액이 이달 둘째주(4~10일) 2억6200만달러에서 지난주(11~17일) 17억4000만달러로 다시 늘었기 때문이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자금 유출 확대는 신흥국 증시에 대한 차익 실현이라기보다는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비중 축소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연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기보다는 몇 번 출렁인 뒤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풋콜레이쇼

put-call ratio.풋옵션 거래대금을 콜옵션 거래대금으로 나눈 비율.주가의 고점 · 저점을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다. 주가가 오를 때 콜옵션 거래가 활발해지고 내릴 때는 풋옵션 거래가 증가하는 점에 착안했다. 통상 이 비율이 150%를 넘어서면 하락 추세가 끝나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