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지분을 감안할 때 소액주주들이 바란 것은 애초부터 외부 감사 선임이었습니다. 사실상 소액주주의 승리라고 봅니다. "

18일 서울 서교동 국보디자인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소액주주모임 네비스탁의 마종훈 기업평가팀장은 뿌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국보디자인 주총에선 페트라투자자문과 외국계 펀드인 SC펀더멘탈 등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주당 500원 배당과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 등 주주제안이 상정됐다. 페트라투자자문 측은 주주제안 설명을 통해 "국보디자인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보다 많은 여유자금을 보유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와 감사가 대표이사와 친분이 있는 인물들로 채워져 경영의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창연 국보디자인 대표는 "그냥 내버려두면 잘할 자신이 있다"며 "요즘 차에서 밥을 먹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믿어달라"며 맞섰다.

양측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 상정안에 대한 표 대결을 벌였다. 최대주주인 황 대표와 특별관계자 지분이 52.7%에 달해 회사 측이 제안한 주당 200원과 이사선임안이 받아들여졌고 주주제안은 부결됐다.

하지만 감사 선임안은 달랐다. 98만주의 찬성을 받아 소액주주 측 최승진 법무법인 시공 변호사가 선임된 것.감사 선임의 경우 주주가 보유한 주식 중 3% 초과분에 대해선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상법 규정에 힘입은 것이다.

한민수/박한신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