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엔화 초강세' 연고점 경신…장중 1144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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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화 초강세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며 연중 최고점을 다시 썼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35.3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지난밤부터 이어진 엔화 초강세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13엔 급락하면서(엔화 가치 상승) 79.58엔을 기록했다. 이는 1995년 3월(79.75엔)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이런 엔화 초강세 흐름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이어지며 장중 76.48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본은행(BOJ)의 긴급자금 투입과 구두 개입에 낙폭을 줄이며 79.2~79.8엔 부근에서 거래됐다.
BOJ는 이날 당일 만기 자금 6조엔을 비롯해 14일 15조엔, 15일 8조엔, 16일 5조엔 등 총 34조엔의 단기자금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투입했다.
미 달러화 대비 엔화는 떨어지고, 원화는 오르면서 엔·원 재정환율은 1446.94원까지 급등했다. 연고점을 경신한 엔·원 환율은 이후 전장대비 35원가량 오른 143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냈다.
전일종가보다 10.2원 급등한 1141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44원까지 뛰며 역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역외 중심의 매수세가 몰리며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엔화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안정된 흐름을 되찾으면서 원·달러 환율 오름세도 주춤했다.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와 고점 매도를 노린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환율 상단을 제한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며 전일에도 10억달러 규모의 개입성 매도 물량이 실린 듯하다고 추정했다.
환율은 오후 들어 1130원대 중후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상승폭을 좀 더 반납한 채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34.4~1144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상방경직성(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현 거래 수준(1135원대)도 이전보다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지만, 일본 원전 사태에 따라 1140원 위로 튀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6포인트(0.05%) 오른 1959.03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11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원전에 전력이 공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131.05포인트(1.44%) 하락한 8962.67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3.51포인트(1.14%) 내린 2897.30을 기록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4시 15분 현재 78.90엔, 유로·달러 환율은 1.3941달러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