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환율시장에서 16일(현지시간) 달러당 엔화가 장중 한 때 76.25엔을 기록,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저치(엔화 가치 상승)를 경신했다. 최저 기록을 깬 것은 1995년 4월에 기록한 79.75엔 이후 16년 만이다.

일본 대지진과 잇따르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진데다 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기업·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청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 엔에 매수세가 몰렸다.

손해보험회사와 해외 재보험회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위해 엔화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한 몫했다. 헤지펀드 등 투기 자금도 적극적으로 엔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1995년 1월 한신대지진 때에도 엔화 가치가 급등해 같은 해 4월 달러당 엔화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엔화 가치 상승은 수출기업에게 역풍"이라며 "많은 기업이 지진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겨우 회복세로 돌아선 일본경제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