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적격성 문제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 위기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했지만,대주주 적격성 요건 중 사회적 신용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신용 요건은 은행법상 은행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면 대주주 자격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최종구 금융위 상임위원은 "대법원이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합병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외환은행,론스타 등에 대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한 만큼 법리적인 검토를 더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론스타의 유무죄 가능성은 물론 현재 위헌심판청구 소송이 진행 중인 양벌규정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의 이번 판단 유보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일정은 상당 기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최 위원은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은행법에 따른 것이고,자회사 편입 승인 건은 금융지주회사법과 관련돼 있어 법률적으로는 별개 사안"이라면서도 "인수 승인 심사를 언제 할지는 법률 검토가 끝난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이 나올 때까지 승인 심사를 미루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법리 검토 결과를 보고 최종적인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달 중 인수 승인 심사를 위한 회의를 개최할지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위의 이날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자회사 편입은 별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승인해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금융당국이 이른 시기에 법리 검토를 마쳐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수 무산 가능성과 관련,김 회장은 "계약기간은 5월 말까지로 돼 있고,그때가 지나면 어느 일방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이호기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