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유전개발에 진출하게 된 것은 실로 대단한 성과다. 10억배럴 이상의 생산유전 조광권과 3개 지역 미개발 광구 개발권을 획득,지난해 국내 소비량보다 많은 원유를 확보할 길을 연 것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발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생산유전의 경우 2014년이 돼야 아부다비 정부와 석유 메이저회사들이 기존에 체결했던 계약기간이 끝나는 곳들이 나와 우리가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특히 미개발 광구는 아직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로,석유공사가 탐사와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 석유공사의 유전탐사 성공률이 13%로 메이저회사들의 30%에 크게 못미치는 현실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본계약 협상 여건이 우리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당장 메이저업체들이 견제할 것은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는 생산유전을 배정받아 목표로 하는 지분을 확보하기란 지극히 힘든 과제다. 더욱이 석유공사는 현재 해외에서 136개 탐사사업,11개 개발사업,44개 생산사업을 진행중이지만 1억배럴(매장량 기준) 정도인 베트남 15-1광구가 최대규모다. 아부다비 측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 것조차 쉽지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는 지금부터 다양한 협상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물론 실력있는 해외업체와 손을 잡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명운이 걸린 유전개발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