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한 식단과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 성인병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성인병은 그 자체로도 무섭지만 신체기능을 떨어뜨리는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어 환자들은 평소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은 노인성 3대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 위험성을 아는 이가 많다. 이에 비해 당뇨병이나 뇌졸중 등으로 인해 혈액순환장애가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망막분지정맥폐쇄증이란 합병증은 실명까지 초래할 정도로 무섭지만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뇌졸중을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듯 눈 속의 혈관이 막혀 터지면 출혈된 부위에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이 질환을 알기 쉽게 '눈중풍'이라 일컫는다.

망막분지정맥폐쇄증은 동맥을 통해 공급된 혈액이 정맥에서 막혀 정체됨에 따라 혈관벽이 파괴돼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출혈이 심하면 안구 내에 혈액이 떠다니게 되어 비문증(안구 유리체가 혼탁해져 눈앞에 벌레 같은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이 생기거나 시야장애가 올 수 있다. 망막이 부어 시력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망막의 부기가 제거되고 피가 재흡수되는 경우에는 시력이 회복되지만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허혈(혈액부족)상태가 나타나거나 황반부종이 오래 지속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드물게는 안구에 신생혈관이 나타나 녹내장이 유발될 수도 있다.

치료는 혈액흡수를 돕고 망막부종을 완화시키는 약을 복용하거나,황반과 망막의 부기를 제거해주는 루센티스나 아바스틴 등의 약물을 눈 안으로 직접 주사한다. 출혈이 생긴 망막 부위에는 정상적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혈관을 만들려는 과정에서 불완전한 신생혈관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유발되므로 출혈된 부위에 레이저를 쏴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분지정맥폐쇄증은 아직 완치법이 없어 초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시력이 회복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며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들은 망막분지정맥폐쇄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 평소 혈압과 혈당,혈중 지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동호 빛사랑안과 원장(서울 상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