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해안 지진 해일 등으로 일본 주요 철강업체 제철소들이 직접적인 시설 피해를 입은 가운데 선박건조의 핵심 원재료인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조선업체들의 악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후판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단기적으로는 피해가 예상되지만 원재료가격 상승으로 후판가 인상이 이미 예견돼온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JFE스틸 공장의 화재로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후판 공급에 일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일본 후판 의존도가 40% 정도로 가장 높고, 여타 조선사들도 필요량의 20% 안팎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구매비용이 전체 생산원가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철강원료 공급 기준가 급등으로 후판가 상승이 예견돼온 만큼 이번 지진은 가격상승을 앞당기는 정도의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JFE스틸이 지난주말 동안 고로 가동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물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후판가 상승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원료 공급 기준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후판가 인상은 이미 예견돼 왔다"며 "단기적으로 두 달여 정도의 재고가 있어 이번 지진 여파는 후판가격 인상을 다소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JFE스틸 공장에서 후판을 수입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후판 공급에 일부 차질이 예상되지만 이외에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아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일본 조선업체들이 서부지역에 위치하고, 피해권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수가 미미하기 때문에 해당 조선업체들의 피해 규모 역시 크지 않다며 이번 지진이 국내 조선산업에 미칠 영향을 '중립'으로 평가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