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을 위한 유류세 인하를 놓고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한해 거둬들이는 석유 관련 세금이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과 관세청에 따르면 2009년 한해 우리나라로 수입된 원유는 모두 8억4천188만배럴, 64조5천639억원 어치였다. 2009년 한해 원유에 부과된 관세는 1조4천472억원이었다. 원유 수입액과 관세를 합친 금액에 다시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는데 2009년에는 6조6천11억원이었다. 원유를 가공해 휘발유나 경유로 팔게 되면 또다시 여러 세금이 붙는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에너지환경세다. 교통에너지환경세 기본세율은 ℓ당 휘발유가 475원, 경유 340원이며, 기본세율의 ±30%내에서 탄력세율이 붙는다. 현재 탄력세율은 휘발유 11.4%, 경유 10.3%다. 2009년 한해 교통에너지환경세로 거둬들인 세금은 휘발유 5조3천845억원, 경유 6조9천458억원 등 모두 12조3천860억원이었다. 여기에 교육세와 주행세가 추가되는데 교육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 주행세는 26%다. 2009년에 거둬들인 교육세와 주행세는 각각 1조7천979억원, 3조4천537억원이었다. 더구나 휘발유와 경유가 시중에 판매될 때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다시 붙는데 2009년에는 1조9천600억원 가량이었다. 원유 수입에서 시중 판매까지 붙는 이 모든 세금을 모두 합치면 27조6천460억원에 달한다. 2009년 세수가 209조7천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수의 무려 13.2%가 석유 관련 세금인 셈이다. 결국 석유 관련 세금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이를 낮춰주면 국가 재정에 미치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유류세나 관세 인하 여부를 놓고 정부의 고민이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제품가의 10%인 부가가치세 수입도 덩달아 커지므로, 과감한 유류세 인하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