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tory] 3국 산업 "납기를 목숨처럼" 거래처 4000여곳 확보…산업용 릴 시장 '평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천 가좌동.경인고속도로 가좌인터체인지 부근에 있는 3국산업 공장 안에 들어서면 용접,제관,플라스틱 성형 등 수많은 작업공정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 등 각종 릴이 생산된다.
릴은 실이나 플라스틱,금속,필름 등을 감는 틀 및 이 틀에 감긴 제품을 의미한다. 낚싯대의 릴도 마찬가지다. 산업용 릴은 이런 릴을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게 만든 각종 용품을 뜻한다.
간단한 예로는 가정용 진공청소기의 전원코드를 들 수 있다. 필요할 때 쭉빼서 쓰다가 안쓸 땐 버튼을 누르면 안으로 감겨 들어간다. 그 안에 스프링 기능이 있어 줄을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호스를 다시 집어넣는 것도 릴이다. 자동차 내부를 청소한 뒤 다시 걸어놓는 자동차용 진공청소기도 마찬가지다. 수십m까지 올라가는 고가작업용 소방차에도 이런 릴이 달려있다. 주로 전원이나 가스 공기 물 등을 공급 · 배출하는데 산업용 릴이 사용된다.
물론 릴이 없어도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호스가 어지럽게 바닥에 나뒹굴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 그래서 공장이나 정비소,각종 특장차 등 곳곳에서 산업용 릴이 쓰인다. 용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3국산업이 만드는 산업용 릴은 크게 표준제품과 기능성제품으로 나뉜다. 이 중 표준제품은 주방 관련 제품,호스 관련 제품,자동차 관련 제품,공구 관련 제품 등을 말한다. 오현규 대표(53)는 "이들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자동차 등 국내 4000여개 업체에 공급되며 국내시장 점유율은 6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기능성제품은 자동화기계 일반기계 건설장비 소방차 굴삭기 조선소 제철소 등에서 쓰이는 릴이다. 오 대표는 "기능성 릴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포스코 등 3000여개 업체에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은 6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들 거래처 가운데 중복되는 곳도 있다.
3국산업이 이같이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첫째 맞춤형 주문에 의해 철저히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규 대표는 "미국과 유럽 전시회에 나가봐도 우리 회사만큼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세계적인 산업용 릴 업체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도 있지만 이들은 항만용 케이블 릴이나 일반 기계용 릴,주유용 릴 등 각자의 분야에 특화돼 있을 뿐 우리처럼 수백종을 생산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둘째 철저한 납기 준수다. 이 회사의 공장 곳곳에는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퇴출'이라는 구호가 붙어있다. 사무실에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납기를 목숨처럼 중시하는 것은 "납기를 놓치면 고객은 불과 몇만원 몇십만원짜리 릴 때문에 수천만원 수억원짜리 장비가 서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품질은 기본이고 밤을 새워서라도 제때 납품하는 것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기술개발이다. 이 회사는 전자굴삭기 케이블 릴을 비롯해 소방급수장치 등 4건의 특허를 비롯해 17건의 실용신안과 10건의 디자인권 등 3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ISO9001 ISO14001 CE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했다.
오 대표가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승부를 걸수 있었던 것은 국가에서 지원한 공고 병설 공업기술원(이리공고 내)에서 기계 제도와 전기 용접을 배운 덕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고등학생들과 함께 공업기술원을 다녔던 것이다. 창피를 무릅쓴 행동이 지금의 오 대표를 있게 한 것이다. 그는 만학으로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했다.
사업초기엔 직접 용접,조립,배관,철판가공 등 안해본 일이 없다. 릴을 생산해 직접 들고 다니며 팔았다. 그는 "업체를 수없이 방문해도 상대해주지 않았고 그냥 놓고 가라는 말만 듣기 일쑤였다"고 술회했다. "30개사를 방문하면 잘해야 1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는데 이 업체를 시작으로 상담을 벌여나갔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반응도 현장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회사를 경영하면서 어떤 분야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잘 알게 됐다. 그는 "풍부한 현장 지식과 경험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천 귤현동에 이어 마련한 갈산동 공장은 화재로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외환위기는 이 회사에 시련과 성장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줬다. 타사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나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 급등으로 수입산 릴 가격은 급등한 반면 3국산업이 국산화한 제품은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어서 수주량이 크게 느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오 대표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내실 경영에 눈을 뜨게 됐고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5% 이상씩 매출을 늘려왔다. 2006년 7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43억원을 기록했다.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수출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9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500만불-500개 수출중기 육성 프로젝트'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기술력이 있는 500개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5년 내 각각 5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토록 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계기로 수출에 심혈을 쏟아 현재 수출국은 20여개국에 달한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와 남미 오세아니아 등이 들어있다. 해외 거래업체는 41개에 이른다.
오 대표는 "해외시장이 우리의 블루오션"이라며 "작년에 153만달러이었던 수출을 2014년엔 700만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3국산업이 지난해 군산에 제2공장을 지은 것은 늘어나는 해외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가 최근 기업이미지 통일(CI)작업을 하면서 브랜드를 코릴(KOREEL)로 정한 것도 수출을 염두에 든 것이다. 3국산업은 연구개발과 수입대체 수출공헌 등을 인정받아 지식경제부장관상 무역유공자상(인천시) 수출진흥기업대상(인천시) 등을 받았고 'KOTRA 보증브랜드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오 대표는 "그동안 어려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10년 앞을 내다보는 기업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해왔다"며 "이제부터는 해외시장에서 큰 날개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nhk@hankyung.com
릴은 실이나 플라스틱,금속,필름 등을 감는 틀 및 이 틀에 감긴 제품을 의미한다. 낚싯대의 릴도 마찬가지다. 산업용 릴은 이런 릴을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게 만든 각종 용품을 뜻한다.
간단한 예로는 가정용 진공청소기의 전원코드를 들 수 있다. 필요할 때 쭉빼서 쓰다가 안쓸 땐 버튼을 누르면 안으로 감겨 들어간다. 그 안에 스프링 기능이 있어 줄을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호스를 다시 집어넣는 것도 릴이다. 자동차 내부를 청소한 뒤 다시 걸어놓는 자동차용 진공청소기도 마찬가지다. 수십m까지 올라가는 고가작업용 소방차에도 이런 릴이 달려있다. 주로 전원이나 가스 공기 물 등을 공급 · 배출하는데 산업용 릴이 사용된다.
물론 릴이 없어도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호스가 어지럽게 바닥에 나뒹굴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 그래서 공장이나 정비소,각종 특장차 등 곳곳에서 산업용 릴이 쓰인다. 용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3국산업이 만드는 산업용 릴은 크게 표준제품과 기능성제품으로 나뉜다. 이 중 표준제품은 주방 관련 제품,호스 관련 제품,자동차 관련 제품,공구 관련 제품 등을 말한다. 오현규 대표(53)는 "이들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자동차 등 국내 4000여개 업체에 공급되며 국내시장 점유율은 6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기능성제품은 자동화기계 일반기계 건설장비 소방차 굴삭기 조선소 제철소 등에서 쓰이는 릴이다. 오 대표는 "기능성 릴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포스코 등 3000여개 업체에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은 6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들 거래처 가운데 중복되는 곳도 있다.
3국산업이 이같이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첫째 맞춤형 주문에 의해 철저히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규 대표는 "미국과 유럽 전시회에 나가봐도 우리 회사만큼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세계적인 산업용 릴 업체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도 있지만 이들은 항만용 케이블 릴이나 일반 기계용 릴,주유용 릴 등 각자의 분야에 특화돼 있을 뿐 우리처럼 수백종을 생산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둘째 철저한 납기 준수다. 이 회사의 공장 곳곳에는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퇴출'이라는 구호가 붙어있다. 사무실에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납기를 목숨처럼 중시하는 것은 "납기를 놓치면 고객은 불과 몇만원 몇십만원짜리 릴 때문에 수천만원 수억원짜리 장비가 서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품질은 기본이고 밤을 새워서라도 제때 납품하는 것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기술개발이다. 이 회사는 전자굴삭기 케이블 릴을 비롯해 소방급수장치 등 4건의 특허를 비롯해 17건의 실용신안과 10건의 디자인권 등 3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ISO9001 ISO14001 CE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했다.
오 대표가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승부를 걸수 있었던 것은 국가에서 지원한 공고 병설 공업기술원(이리공고 내)에서 기계 제도와 전기 용접을 배운 덕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고등학생들과 함께 공업기술원을 다녔던 것이다. 창피를 무릅쓴 행동이 지금의 오 대표를 있게 한 것이다. 그는 만학으로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했다.
사업초기엔 직접 용접,조립,배관,철판가공 등 안해본 일이 없다. 릴을 생산해 직접 들고 다니며 팔았다. 그는 "업체를 수없이 방문해도 상대해주지 않았고 그냥 놓고 가라는 말만 듣기 일쑤였다"고 술회했다. "30개사를 방문하면 잘해야 1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는데 이 업체를 시작으로 상담을 벌여나갔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반응도 현장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회사를 경영하면서 어떤 분야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잘 알게 됐다. 그는 "풍부한 현장 지식과 경험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천 귤현동에 이어 마련한 갈산동 공장은 화재로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외환위기는 이 회사에 시련과 성장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줬다. 타사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나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 급등으로 수입산 릴 가격은 급등한 반면 3국산업이 국산화한 제품은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어서 수주량이 크게 느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오 대표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내실 경영에 눈을 뜨게 됐고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5% 이상씩 매출을 늘려왔다. 2006년 7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43억원을 기록했다.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수출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9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500만불-500개 수출중기 육성 프로젝트'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기술력이 있는 500개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5년 내 각각 5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토록 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계기로 수출에 심혈을 쏟아 현재 수출국은 20여개국에 달한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와 남미 오세아니아 등이 들어있다. 해외 거래업체는 41개에 이른다.
오 대표는 "해외시장이 우리의 블루오션"이라며 "작년에 153만달러이었던 수출을 2014년엔 700만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3국산업이 지난해 군산에 제2공장을 지은 것은 늘어나는 해외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가 최근 기업이미지 통일(CI)작업을 하면서 브랜드를 코릴(KOREEL)로 정한 것도 수출을 염두에 든 것이다. 3국산업은 연구개발과 수입대체 수출공헌 등을 인정받아 지식경제부장관상 무역유공자상(인천시) 수출진흥기업대상(인천시) 등을 받았고 'KOTRA 보증브랜드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오 대표는 "그동안 어려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10년 앞을 내다보는 기업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해왔다"며 "이제부터는 해외시장에서 큰 날개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