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독자의 삶을 변화시킨 베스트셀러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 그가 다시 돌아왔다. 300만부 이상 팔린 《마시멜로 이야기》 이후 4년 만이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몰고 온 자기계발서 열풍은 출판계의 풍향을 바꿔 놓았다. 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국내 출판가는 오랜만에 돌아온 작가를 '예약판매 조기매진'으로 반겼다.

이번에 그가 내놓은 책은 《바보 빅터》.제목이 암시하듯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빅터 세리브리아코프 국제멘사협회(Mensa International) 회장의 이야기다. IQ(지능지수) 173의 천재가 바보로 살았다니….믿기지 않겠지만 실제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휴먼다큐 영화를 본 것처럼 책을 덮고 나면 가슴이 찡하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치는 또 있다. 자기계발(셀프 헬프)에 소설(픽션)을 접목한 이른바 '셀픽션' 형식으로 썼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인 빅터의 삶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펼쳐진다.

게다가 빅터와 로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문학교사 레이첼,빅터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 테일러 회장 등 상당한 조연급이 출연한다. 이쯤되면 자기계발서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지만 그래서 훨씬 감동적이고 교훈적이다.

내용은 이렇다. 유난히 수줍음을 타는 데다 말까지 더듬어 놀림을 당하던 빅터.설상가상으로 IQ테스트에서 73이 나오자 아이들로부터 아예 '바보 빅터'로 낙인 찍힌다. 그는 학교를 자퇴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진짜 바보로 살아간다.

못난이 콤플렉스에 빠져있던 또 한 사람 로라.부모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조차 그녀를 못난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예뻐질 수 없다는 자괴감에 늘 우울해하며 매사에 비관적이다. 결국 결혼생활마저도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17년이 흐른 뒤 놀라운 비밀이 밝혀진다. 어처구니없게도 빅터의 원래 IQ는 173이었다. IQ 73이 된 것은 단지 담임선생님이 기록할 때 앞의 한 자리 숫자를 누락했기 때문이었다. 로라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못난이가 된 것은 실제로 못생겨서가 아니다. 유괴를 당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부모는 일부러 예쁜 옷을 안 입히고 못난이라는 별명을 붙여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리하려 했던 것이었다.

"난 정말 바보였어.스스로를 믿지 못한 진짜 바보였어…." 모든 사실을 알고 난 후 빅터는 눈물을 흘렸다. 로라 역시 그랬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부모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는 손수건을 적셨다. 이들은 이때부터 그동안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며 새로운 긍정과 희망의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빅터와 로라가 뒤늦게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겉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현실로 보인 것도 실은 저마다의 의지 문제"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였다. 덧붙여 "당신이 남의 말을 듣고 꿈을 포기했다면 애초에 성공할 자격이 없었던 것"이라고 저자는 맞장구친다.

《마시멜로 이야기》와 《바보 빅터》는 여러모로 닮았다. 단지 '오늘의 열정을 내일의 성공으로 이끄는 비밀'을 '오늘의 아픔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는 힘'으로 환치시킨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은 '나도 정말 바보가 아닐까'하는 사람들에게 '숨어있는 잠재력과 재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친절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전장석 기자 saka@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