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악재에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불확실성이 커 지수 흐름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9일 증시는 전날의 반등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10일 한국은행의 금리결정과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앞둬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8일 코스피지수는 16.05포인트(0.81%) 오른 1996.32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007.24까지 오르며 2000선을 회복했지만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줄었다. 당분간 2000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면서 안착 여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유가 상승과 해외증시 부진 여파로 외국인은 4000억원 가량을 내다 팔았다. 반면 하루 전 1조원 넘게 매도했던 선물을 9000억원 가까이 되사들여 선물가격 상승을 유도했다. 덕분에 비싼 선물을 팔고 싼 주식을 사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900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기관은 사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프로그램에 의한 상승이 다소 아쉽지만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나타났던 반등 분위기를 되살렸다는 점은 긍정적” 이라며 “투자심리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오락가락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기관들이 외국인의 빈자리를 메워주며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 단기 저점에 대한 신뢰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2월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기관 매수의 연속성을 기대할만하다”고 진단했다.

오름세로 방향을 튼 증시가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약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국제 유가가 언제든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가까워져 중동 문제와 함께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옵션만기일도 경계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들이 많고, 만기일과 관련해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매물 규모가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이벤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등락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2000선 안착에 성공하더라도 기술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2030선을 전후해 위치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