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의 베네수엘라 가입 반대

미국 정부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반미(反美) 기구화 움직임을 경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파히나(Pagina) 12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 외교전문을 인용, "미국은 메르코수르가 불완전한 관세동맹에서 점차 반미 기구로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특히 강경좌파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하면 메르코수르가 확실하게 반미 성향으로 기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차베스 대통령이 막대한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한 자금 지원을 무기로 남미 지역에서 영향력 확산을 꾀한다는 미국 정부의 평가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본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남미 지역의 또 다른 경제 기구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으나 콜롬비아와 페루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자 CAN을 탈퇴하고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해 왔다.

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 정상들은 2006년 7월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합의했으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브라질은 의회 승인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파라과이 의회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를 문제 삼고 있는 보수우파 야권의 반대로 가입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메르코수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라질은 기구의 강화를 위해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콜롬비아,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르코수르는 유럽연합(EU)을 본떠 고위대표를 설치했으며, 초대 고위대표에는 브라질의 사무엘 핑예이로 기마랑이스 전 외교차관이 임명됐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는 26일 기구 창설 20주년을 맞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