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손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주가 변동에 따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 발행된 ELS 규모는 모두 3조1532억원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3조6728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ELS 발행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4월과 6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2월 ELS 발행액은 2조7285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짧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라는 평가다. 1월과 2월 발행된 ELS 규모는 작년 전체 발행액(25조원)의 25%에 육박한다.

올 들어 ELS 발행이 급증한 것은 국제 유가 급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등 증시 주변 여건이 악화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를 기초 자산으로 정해진 범위 안에서는 수익이 발생하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만 지급되거나 손실을 보게 되는 상품이다. 지금처럼 변동성은 큰 반면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할 위험이 적을 때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박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활실성이 클 땐 수익 예측 가능성이 큰 투자 대안이 필요한데 투자 대비 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ELS가 대표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두달간 이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ELS 중 70% 가량이 ‘큰 손’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정된 사모형 상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증가로 수익구조가 좋아지고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 인식이 늘면서 ELS에 큰 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이 좁거나 갑작스런 악재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시된 수익률이 높다고 무작정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