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대부분이 오는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은 물가 불안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돈 데다 구제역 및 중동사태 등에 따라 앞으로 상당 기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금리 인상을 관측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설명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근원물가상승률이 3%대에 진입하는 등 물가 상승 억제와 기대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한 선제적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하지 못하면 유가나 곡물가격이 안정을 되찾더라도 물가는 계속 불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어느 정도 정책금리를 인상시켜 놓아야 국제유가 급등 지속으로 인한 실물경기 악화에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력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중동 정정 불안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는 2분기 통화정책에서 시차를 두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의 근거로 △물가 및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수입물가 안정 위해 환율 하향 유도 필요 △견조한 수출 및 산업활동 지표 △향후 중동사태의 불확실성 완화 전망 등 네 가지를 꼽았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정세 불안에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면 향후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의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물가 상승과 경기 하강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면 물가에 대응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경기 추이 및 가계부채 문제 등을 볼 필요가 있는 만큼 이번엔 0.25%포인트 인상이 적정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 연구위원,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은 동결을 내다봤다. 송 위원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세계 및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지난달에 인상했어야 하는데 사정이 더 나빠진 이번 달엔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 센터장은 "경기 둔화 방어를 위해 금리 동결이 필요하며 2분기부터 분기당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