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를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중 씨는 2009년 펀드에 가입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정 등으로 수익률이 하락하자 이 펀드를 계속 유지 혹은 해지할지,아니면 자녀에게 증여할지를 고민했다. 결국 증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지만 증여 절차와 증여시 펀드에 대한 증여재산 평가가 궁금했다.

◆펀드 증여시 증여세 내야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는 수증자(재산을 무상으로 받는 자)가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 목적 등과 관계없이 경제적 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유 · 무형 재산을 직 · 간접적으로 증여자로부터 무상 이전받는 경우 증여세를 내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주식형 또는 채권형투자신탁(일명 '펀드')을 부모 등으로부터 자녀가 무상 증여받는 경우 증여받는 날 현재의 시가를 평가해 증여세를 신고 납부해야 한다.

펀드를 증여하는 경우 증여자와 수증자가 증여계약서에 각각의 인적사항 및 증여 대상인 펀드명과 계좌번호,증여일 현재의 펀드기준가격을 기재하고 서명해야 한다. 또 펀드판매회사를 방문해 펀드 명의를 변경한 뒤 (펀드) 증여계약서와 가족관계증명원,펀드 계좌 사본,주민등록등본 등을 첨부해 수증자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 납부해야 한다. 증여받는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펀드평가는 증여일 현재 기준가격

펀드를 증여하는 경우 펀드에 대한 평가는 상속 · 증여세법 규정에 따라 평가기준일 현재 한국거래소(KRX)의 기준가격으로 하거나 집합투자업자 또는 투자회사가 산정,공고한 기준가격으로 한다. 평가기준일 현재의 기준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현재의 환매가격 또는 평가기준일 전 가장 가까운 날의 기준가격으로 한다.

따라서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펀드 등을 증여할 경우 경기가 불안정해 펀드 기준가격이 하락하고 있거나 또는 주식시장에 대한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해 수익률이 하락한 시점에서 증여를 하는 것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예컨대 고씨가 당초 5000만원(납입일 기준가격 주당 1000원,좌수 5만좌)을 펀드에 납입했다고 가정해보자.펀드 편입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져 증여일 현재 펀드 기준가격이 800원으로 하락했다면 펀드에 대한 증여재산 평가액은 4000만원(기준가격 800원×5만좌)으로 줄어든다. 그만큼 증여세 과세표준을 낮춰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증여받은 펀드를 당초의 증여자에게 반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증여세 신고기한인 3개월 이내에 수증자가 증여자에게 반환할 때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다만 반환하기 전 증여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세무서장 등이 결정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펀드에 대한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고 미성년자 또는 소득이 없는 자녀 명의로 가입한 펀드는 비록 자녀 명의로 가입돼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실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재산취득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예금 및 펀드 등 자녀 명의로 가입할 경우 관할 세무서에 미리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액자산가는 증여 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배우자 혹은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이용연 이현회계법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