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다. 프로그램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개장 직후 2000선 근처까지 치솟는 등 완연한 회복세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56포인트(1.09%) 오른 1992.2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WTI 기준)가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살아났다. 코스피지수는 1989.88로 단숨에 2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거래를 시작했다.

외국인이 장 초반부터 강하게 매수하고 있다. 전날 1725억원에 이어 이날도 186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중동발 악재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기대와 고용 등 미국 경제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에 저가매수 기회를 타진하던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7일 연속 매수 우위였던 기관은 순매도로 돌아서 25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개인은 사흘 연속 매도 우위다. 기관 ‘팔자’에 선물가격이 떨어지면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2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건설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건설이 2.76% 오른 7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림산업은 6% 이상 급등했다. 현대산업(5.08%) GS건설(4.72%) 대우건설(2.24%) 등도 일제히 뜀박질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민주화 운동으로 야기된 불안이 해소되고 나면 중동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신규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며 “현재 위기 상황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단기 급락했다는 점도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로 꼽혔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국내 소매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기아차는 상승 탄력이 다소 줄었지만 에스엘이 2만3000원을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부품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516.46으로 5.52포인트(1.08%) 올랐다. 외국인 매수(19억원)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등 대표 종목들이 모두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정부기관 등 주요 사이트에 디도스(DDos)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안철수연구소가 11% 넘게 급등하는 등 시스템 보안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발을 뺐던 동남아 증시에 대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차익실현 전략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증시 반등도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