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4일 한진해운에 대해 최근 시장 운임 지표가 바닥을 확인한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매수B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 중국발컨테이너운임지수(CCFI: 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1056.06을 기록해 전주대비 3.54포인트 상승했다"며 "춘절연휴가 끝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엄 애널리스트는 "주요노선에 해당하는 중국발 북미노선과 중국발 유럽노선의 경우 미서안 항로를 제외하고 하락추세를 유지했지만 이는 춘절 이후 선사들이 물동량 증가를 고려해 선대가동률을 높이는데 따른 영향"이라며 "중소형 컨테이너 선박의 운임 추이를 보여주는 HR용선지수는 춘절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컨테이너 화물운송 영업을 하고 있는 해운업체들을 접촉해 알아본 결과 3월에 막 들어서고 있는 현재 절대운임 수준이 2월 초 운임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주요 업체들이 3~4월 운임인상 계획을 속속들이 발표하고 있어 컨테이너 운임은 이미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 중"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을 고려하면, 4월부터 운임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중동지역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선박의 연료유인 벙커-C유의 경우 최근 가격이 급등한 이후 톤당 가격이 6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전년대비 톤당 가격이 150~2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해운선사들의 운항원가 중 가장 민감도가 높은 변동비는 연료비이다. 연료비가 전체 운항원가 중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0% 이상이다 보니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율 감소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한진해운도 벙커-C유 가격이 300달러 수준일 때에는 원가 중 연료비 비중이 15% 내외였으나, 톤당 단가가 400달러를 넘기 시작하자 연료비의 원가 중 비중이 20% 내외까지 상승했다. 이는 감속 운항을 대대적으로 늘려 연료 소모량을 줄이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이다. 2011년 한진해운이 소비하게 될 연료는 약 360만톤으로 예상되는데, 연료단가가 톤당 50달러 상승할 때마다 연료비는 약 1980억원(환율 1100원 가정시) 가량 증가한다고 엄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용증가를 전혀 운임에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 태평양노선의 경우 지난 3개월간의 유가 평균을 1달의 유예기간 후에 유류할증료 부과 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다. 유럽노선의 경우도 시장상황 변동에 따라 할증료 부과가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는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생각해 본다면 연간 430만TEU(2011년 추정)의 물동량을 운송한다고 했을 때, 박스당 운임이 42달러 정도 상승할 경우 연료단가 50달러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다"며 "연초 한진해운의 운임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3.1% 정도의 운임 인상만으로 상쇄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엄 애널리스트는 "물론 이와 같은 운임인상은 시장 상황이 양호한 편인 경우 더 계획한 수준에 가깝게 진행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최근 전세계 컨테이너 선박들의 계선비율이 거의 0%에 가까운 상황이고 주요 노선의 가동률이 춘절 이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어 운임 인상 시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물동량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운임 협상기에 고유가 상황에 직면한 것을 크게 악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