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목표전환 자문형 랩(랩어카운트)에서 선취수수료를 떼는 관행에 대해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S증권이 지난 14，15일 판매한 레오투자자문의 목표전환 자문형 랩과 관련해 "선취수수료를 받더라도 목표 달성 후 계약을 해지한 고객에게는 가입 기간을 뺀 나머지 기간에 대한 수수료를 돌려줘야 한다"고 해석을 내렸다. 가입 기간에 관계없이 먼저 가입 금액의 1.6%를 뗀 뒤,분기마다 0.1%씩 추가로 받는 선취수수료가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수수료는 일임자산에 비례해야 하기 때문에 선취수수료도 가입 기간에 맞게 책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취로 가입 금액의 2%를 수수료로 받더라도 6개월 만에 계약이 해지되면 1%는 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금감원이 목표전환 랩의 '선취수수료'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일반 자문형 랩처럼 연간 수수료율을 정하고 가입 일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선취수수료를 받더라도 가입 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환급해주면 연간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지난달 스폿랩(목표수익률 달성 시 즉시 청산) 판매 중지 이후 대체상품으로 떠오른 목표전환 랩이 스폿랩의 부작용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증권사들은 목표수익을 1~2개월 만에 달성해도 2%씩 수수료를 챙겨 비판을 받았다.

금감원은 목표전환 랩의 경우 아예 투자권유 문서에 연간 수수료 부과기준과 절차를 공시토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자문형 랩은 투자자들이 선취수수료를 내더라도 연간보수 개념을 적용해 나중에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명시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목표전환 랩 판매에 주력해온 증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형 자문형 랩은 장기투자를 권하기 때문에 연간보수를 받는 게 맞지만 목표전환 상품은 단기간 공격적으로 운용하므로 선취보수가 관행"이라며 "가입 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돌려주라는 것은 아예 선취수수료를 받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