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엘시디ㆍ넥슨도 매출 1조…벤처 '피터팬 증후군'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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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휴맥스 등 3곳
10년전 '벤처 버블' 학습 효과
대기업 가는 '성장 사다리' 놔
주성ㆍ서울반도체 후속주자 대기
10년전 '벤처 버블' 학습 효과
대기업 가는 '성장 사다리' 놔
주성ㆍ서울반도체 후속주자 대기
벤처업계에 매출 1조원짜리 중견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0년 초반 이후 지금까지 20여년간 팬택 NHN 등 두 곳에 불과했던 '매출 1조원 클럽'에 최근 휴맥스 등 3개 기업이 새로 가입했다. 올해도 서울반도체 등이 매출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선 매출 1조원 벤처의 잇단 등장을 벤처기업도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 가는 '성장공식'이 본격적으로 자리잡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매출 1조원짜리 벤처 3곳 나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V핵심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을 만드는 디에스엘시디는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오인환 디에스엘시디 대표는 "최종 집계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연간 1조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셋톱박스를 만드는 휴맥스도 작년 1조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업 21년 만에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았다. 시장에선 4월 실적발표 예정인 게임업체 넥슨도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 1조원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벤처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대기업 계열사를 빼면 팬택과 NHN 등 두 곳뿐이었다. 팬택은 창업 16년 만인 2006년 매출 1조2692억원을 올렸고 NHN은 2008년 1조2901억원으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과거 벤처기업들이 고속 · 압축성장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리다 한순간에 몰락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며 "새로 1조 클럽에 가입했거나 가입할 회사들은 성장 과정에서 내부 조직 및 인력 정비 등 혁신을 하면서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의 사다리,다시 놓이나
NHN 이후 3년 만에 매출 1조원 벤처가 다시 등장하면서 벤처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성장의 사다리가 다시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지난달 말 국내 벤처기업 숫자는 2만4882개로 1년여 전인 2009년 말(1만8893개)보다 31.6% 급증했다. 10여년 전인 2001년 벤처열풍 때 1만1392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두 배를 넘는다. 하지만 중견기업 이상으로 크는 벤처기업은 '가물에 콩나듯'하는 실정이다. 벤처창업 붐이 일었던 10년 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5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에 창업한 중소 · 벤처기업 가운데 10년 뒤인 2003년까지 생존한 곳은 0.13%에 불과했다. 또 1994~2003년 10년간 창업한 회사 가운데 중견기업(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0.01%에 그쳤다. 1만개의 기업이 창업하면 그 가운데 1개만이 중견기업이 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중소 · 벤처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것은 지나치게 정부 정책자금 지원에 의존하거나 대기업 하청에 안주하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팽배했기 때문"이라며 "(휴맥스 등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어도 중견기업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1조 벤처' 올해도 4~5곳 나올 듯
올해 '매출 1조원 기업' 진입을 앞두고 있는 벤처기업도 많다. LED칩을 만드는 서울반도체가 대표주자.작년 8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1조35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최대 LCD ·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주성엔지니어링도 작년 423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밖에 단일 기업은 아니지만 신성 계열(신성홀딩스 신성FA 신성이엔지)도 매출 1조원에 도전 중이다. 신성 계열은 작년에 세 계열사 합계로 63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영풍전자 계열(영풍전자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과 대덕전자 계열(대덕전자 대덕GDS 히로세코리아) 등도 매출 1조원 달성에 근접해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 피터팬증후군
성년이 돼도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른아이' 같은 남성들이 나타내는 심리적인 증후군.독립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부모(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하는 중소기업을 뜻함.
◆매출 1조원짜리 벤처 3곳 나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V핵심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을 만드는 디에스엘시디는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오인환 디에스엘시디 대표는 "최종 집계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연간 1조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셋톱박스를 만드는 휴맥스도 작년 1조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업 21년 만에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았다. 시장에선 4월 실적발표 예정인 게임업체 넥슨도 작년 말 기준으로 매출 1조원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벤처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대기업 계열사를 빼면 팬택과 NHN 등 두 곳뿐이었다. 팬택은 창업 16년 만인 2006년 매출 1조2692억원을 올렸고 NHN은 2008년 1조2901억원으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과거 벤처기업들이 고속 · 압축성장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리다 한순간에 몰락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며 "새로 1조 클럽에 가입했거나 가입할 회사들은 성장 과정에서 내부 조직 및 인력 정비 등 혁신을 하면서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의 사다리,다시 놓이나
NHN 이후 3년 만에 매출 1조원 벤처가 다시 등장하면서 벤처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성장의 사다리가 다시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지난달 말 국내 벤처기업 숫자는 2만4882개로 1년여 전인 2009년 말(1만8893개)보다 31.6% 급증했다. 10여년 전인 2001년 벤처열풍 때 1만1392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두 배를 넘는다. 하지만 중견기업 이상으로 크는 벤처기업은 '가물에 콩나듯'하는 실정이다. 벤처창업 붐이 일었던 10년 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5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에 창업한 중소 · 벤처기업 가운데 10년 뒤인 2003년까지 생존한 곳은 0.13%에 불과했다. 또 1994~2003년 10년간 창업한 회사 가운데 중견기업(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0.01%에 그쳤다. 1만개의 기업이 창업하면 그 가운데 1개만이 중견기업이 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중소 · 벤처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것은 지나치게 정부 정책자금 지원에 의존하거나 대기업 하청에 안주하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팽배했기 때문"이라며 "(휴맥스 등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어도 중견기업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1조 벤처' 올해도 4~5곳 나올 듯
올해 '매출 1조원 기업' 진입을 앞두고 있는 벤처기업도 많다. LED칩을 만드는 서울반도체가 대표주자.작년 8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1조35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최대 LCD ·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주성엔지니어링도 작년 423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밖에 단일 기업은 아니지만 신성 계열(신성홀딩스 신성FA 신성이엔지)도 매출 1조원에 도전 중이다. 신성 계열은 작년에 세 계열사 합계로 63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영풍전자 계열(영풍전자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과 대덕전자 계열(대덕전자 대덕GDS 히로세코리아) 등도 매출 1조원 달성에 근접해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 피터팬증후군
성년이 돼도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른아이' 같은 남성들이 나타내는 심리적인 증후군.독립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부모(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하는 중소기업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