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를 혼용 생산하고 있는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12라인을 4월부터 낸드플래시메모리 전용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하는 태블릿PC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낸드플래시 "올해 수요량 네 배 증가"

업계 관계자는 21일 "삼성전자가 화성 12라인 중 D램 생산 설비를 낸드플래시 설비로 교체하고 있는데 내달 말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4월부터는 12라인에서 낸드플래시만 생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국내 15개 반도체 생산라인 중 화성 14라인에서만 낸드플래시를 전량 생산하고 화성 12 및 기흥 9라인에선 D램과 낸드플래시를 혼용 생산해왔다. 해외에선 미국 텍사스 오스틴공장 1,2라인에서 전량 낸드플래시를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화성 12라인 설비를 낸드플래시 전량 생산체제로 바꾸는 것은 스마트폰 · 태블릿PC 등 이른바 '모바일 모멘텀' 때문이다. 음악 등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올해는 특히 태블릿PC가 낸드플래시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50만대였던 태블릿PC 판매량은 올해 5000만대로 늘어날 전망(D램익스체인지)이다. 이에 따라 작년 4억7680만기가바이트(GB) 규모였던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올해 23억GB로 3.8배 급증하고 2014년엔 123억GB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부족 1년간 이어질 듯"

이미 하이닉스반도체는 월 3만5000장이던 청주 M11 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작년 4분기부터 월 8만장 규모로 확대한 상태다. 일본 도시바도 8000억엔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내년 봄부터 가동해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월 26만장에서 50만장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작년 뉴모닉스를 인수해 단숨에 낸드플래시 3위 업체로 올라섰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용량이 기존보다 40~50% 늘어나는 등 수요 증가 속도를 아직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1년 정도는 낸드플래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D램도 급성장

낸드플래시와 함께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모바일D램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모바일D램 시장은 2009년 18억6720만달러에서 지난해 59억1160만달러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이닉스를 비롯한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모바일용 D램 생산을 속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전자기기의 스마트화 및 모바일화가 진전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모바일용 제품 생산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신성장기에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3위 D램 업체인 엘피다는 올 상반기 중 히로시마공장에 모바일 D램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