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500제자 가운데 출라판타카는 머리가 나빴다. 3년 동안 시(詩) 한 수도 외우지 못할 정도였다. 같이 배우던 형이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문밖에서 울고 있는 그에게 붓다는 빗자루를 쥐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빗자루로 먼지를 털리라.때를 없애리라'고 되풀이해서 외워라."

출라판타카는 날마다 이 말을 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먼지란 뭐지?" 그러면서 생각이 발전했다. "먼지란 마음의 먼지,때란 마음의 때가 아닌가. 이걸 털고 없애는 게 수행 아닌가. 인간 세상의 미혹은 때다. 지혜는 바로 마음의 빗자루다. 내가 지금 지혜의 빗자루로 어리석은 내 미혹을 쓸어 버리리라."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붓다는 이런 멘토였다. 상대방의 그릇 됨됨이에 따라 설법하는 대기설법(對機說法),병에 맞게 약을 주는 응병여약(應病與藥)은 오늘날 유행하는 맞춤식 멘토링의 원조였다. 자이나교도인 시하 장군이 불법에 귀의하자 붓다는 "자이나 교도들에게도 계속 공양을 베풀라"고 조언했다.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다. 또 자신을 죽이려던 살인마 앙굴리마라도 뉘우치게 해 개종시키고 마침내 해탈의 길로 이끌었다.

《내 인생의 멘토 붓다》는 삶을 바로 이끌어주는 멘토로서의 붓다에 초점을 맞춰 한 인간으로서 붓다가 어떻게 살고 가르쳤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러면서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자연스럽게 안내한다.

저자는 탄생부터 출가와 깨달음,교단 형성과 설법,열반에 이르는 붓다의 삶을 통해 경전 속의 성인이 아니라 삶과 함께하며 삶을 변화시키는 멘토로서의 붓다를 만나게 한다. 맞춤식 멘토링,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단체와 조직을 발전시키는 길,붓다의 가정관리법,행복을 열어가는 삶의 지혜 등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담았다.

특히 책 머리에 실린 '멘토 붓다를 닮아가기 위한 일상에서의 자기 점검 20가지'는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지침이다.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연민이 생기고,적은 금액이라도 돕는다,남의 것을 탐내지 않고 공공의 물건을 내 것처럼 아낀다,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선입견과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사람과 사물을 대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