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챔피언'으로 유명한 홍수환 선수는 1974년 7월3일 처음으로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가 챔피언에 오른 장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이곳에서 오는 7월6일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다. 이곳에서 37년3일 만에 다시 한 번 한국 스포츠의 신기원이 수립될 수 있을까.

평창은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IOC 조사평가위원회의 실사를 깔끔하게 마쳤다. 30분 이내 거리의 콤팩트한 경기장 배치와 정부의 확고한 지원 의지,주민들의 뜨거운 성원 등에 힘입어 '준비된 평창'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4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알펜시아리조트에 최첨단 스키점프장과 크로스컨트리 · 바이애슬론경기장을 완공하는 등 IOC가 요구한 13개 경기장 중 7개의 실물을 보여줬다.

강원도민 2018명으로 구성된 연합 합창단이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노래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을 합창하는 순간 동계 스포츠 소외 지역의 외국 청소년들이 아이스쇼를 펼치며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IOC 평가단 기자회견에서 구닐라 린드버그 위원장은 "중앙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와 평창 주민의 뜨거운 열기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사를 마친 14명의 IOC 평가단은 20일 개별 출국했다. 이들은 오는 28일 독일 뮌헨에서 다시 모여 마지막 실사를 벌인 뒤 5월11일 평가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평창=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