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반정부 시위사태를 겪고 있는 이란이 군함을 수에즈운하로 출항시켰다는 소식으로 국제 유가와 금값이 모두 올랐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이 군함 2척을 수에즈운하를 통해 시리아로 보내려 하고 있다” 며 “이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이란이 수에즈운하로 군함을 통과시키는 것은 1979년 이란에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군함 출항 소식이 퍼지면서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국제 원유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7센트(0.8%) 오른 84.99달러에 마감했다.WTI는 미국내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으로 지난 3일 간 약세를 보여왔으나 중동지역에 불안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당 2.13달러(2.1%) 오른 103.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브렌트유는 장중 한 때 104.5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2008년 9월 25일 이후 최고치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전격 퇴진한 후 시위사태가 이란과 바레인, 리비아 등 주요 원유 수출국으로 확산되면서 원유시장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브렌트유는 지난달 25일 이집트 사태가 발생한 이후 배럴당 10달러 이상 상승했다.

리치 일치스친 시카고 린드 왈독 원유 트레이더는 “원유 수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선물 투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며 “별것 아닌 것으로 상황이 끝날 수도 있지만 일단 배럴당 5달러 높은 값에도 사두려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인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수출국이다.국제에너지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하루 24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 금값도 중동 정정 불안 소식으로 올랐다.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 인도분은 온스당 1달러 오른 1375.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