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곡물 메이저 회사 중 하나인 프랑스의 루이드레퓌스(LDC)와 싱가포르 곡물업체인 올람인터내셔널 간 합병 시도가 무산됐다.

올람의 최고경영자(CEO)인 서니 버기스는 15일 "두 회사가 작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오던 합병 논의를 이제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LDC는 미국의 카길과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에 이어 세계 3위의 대형 곡물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2009년 기준)이다. LDC는 올람인터내셔널과 합병을 통해 세계 2위인 ADM을 바짝 추격하고,거래 품목도 다변화할 계획이었다. LDC와 올람이 합칠 경우 150억~18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갖는 공룡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LDC의 내분이 합병을 가로막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LDC는 최대주주이자 전임 CEO였던 로베르 루이 드레퓌스가 2009년 갑자기 사망하면서 두 개 파로 나뉘어 갈등을 겪었다.

로베르 루이 드레퓌스의 부인인 마르가리타 루이 드레퓌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주장했고 이번 합병에도 반대했다. 반면 주요 경영진은 합병과 기업공개를 통한 성장을 중시했다.

FT는 "최대주주인 마르가리타가 LDC를 비공개 기업으로 유지하기 위해 합병 반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LDC의 향후 경영전략도 보수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LDC는 19세기 중반 설립된 이후 150년 이상 공개되지 않은 채 '가족기업'으로 경영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