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기상이변에 더해 신흥국의 중산층 증가로 농산물 가격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농산물 펀드에 장기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 펀드의 1년 수익률이 65.31%를 기록했다.
'신한BNPP포커스농산물' 펀드와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 펀드도 각각 59.10%, 56.24%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농산물 펀드 대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작년 하반기부터 옥수수, 밀, 대두 등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국제 옥수수가격은 작년 6월 말 이후 약 7개월여 동안 117%나 급등했다. 소맥과 대두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97%, 48% 치솟았다. 원면 가격도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24% 오르며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농산물 가격 강세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라니냐 등으로 전례 없는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다.
밀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 작년 7월 폭염과 산불이 기승을 부리자 국제 소맥 가격이 7월 한달 사이에 42%나 급등했으며, 12월에는 호주 홍수의 영향으로 20%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가뭄의 영향으로 옥수수와 대두가격이 30% 이상 상승했다.
수급 불안으로 재고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2월 곡물수급전망보고서를 통해 '2010년 하반기부터 2011년 상반기 글로벌 곡물 기말재고율을 전년동월대비 3.2%포인트 하향한 19.0%로 전망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옥수수의 기말재고율은 14.6%로 4년만에 최저 수준"이라며 "수급이 악화된 옥수수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농산물의 계절적·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추세적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발전으로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구조적으로 농산물 수급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사료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3년 정도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농산물 펀드 등에 적립식으로 매월 투자한다면 양호한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강길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마케팅부문 대표는 "농산물 펀드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분산투자 수단"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