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주요 제강회사들이 2월 철근 가격을 잇따라 t당 5만원 인상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 출하분부터 철근(고장력 10㎜ 기준) 가격을 t당 81만원에서 86만원으로 올렸다.철근 시장에서 35%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당초 지난달 24일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정부의 인상자제 요청으로 미뤘었다.대한제강도 이날부터 같은 폭으로 가격을 올렸다.

앞서 동국제강은 전날부터 철근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다.한국철강 환영철강 한국제강 등도 지난 7일 출하분부터 같은 폭으로 인상한 가격을 적용하기 시작했다.YK스틸은 9일부터 가격을 올렸다.

제강사들이 이처럼 가격을 인상한 것은 철근의 원료인 고철(철스크랩) 가격이 크게 치솟은 탓이다.제강사가 구매하는 철스크랩 가격은 지난 6개월 사이에 t당 7~8만원 가까이 올라,생철A 기준으로 5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철근 유통가격은 이미 설(3일) 전후로 t당 5만원 이상 오른 85만원 선에 형성됐다.주요 제강사들이 원가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예상에 가격인상분을 미리 반영한 것이다.서울 원효로의 한 철근 도매상은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이 거세지만 제강사들의 원가상승 압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주요 제강사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제강사들이 제시한 출하가격 인상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1월분 철근 가격을 놓고도 건설자재직협의회와의 협상이 끝나지 않은 탓이다.업계에 따르면 제강사가 주장하는 1월 철근 가격은 t당 81만원,건자회가 요구하는 가격은 78만~79만원으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유통시장에서는 벌써 ‘3월 인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경기도 상동의 한 도매상은 “건설 성수기가 시작되는 3월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어나 제강사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지식경제부가 1월 말 주요 철강업체 관계자를 과천 정부 청사로 불러 철강재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원가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