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시대'가 활짝 열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10일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롯데에 입사한 지 21년 만에 '한국 롯데'를 대표하는 회장에 올랐다. 1997년 부회장이 된 지 14년 만의 승진이고,2004년 그룹을 총괄하는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선 지 7년여 만이다. 신 총괄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44년 만에 신 회장을 정점으로 한 '롯데 2기 경영체제'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탁월한 성과로 경영능력 입증

롯데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번 승진은 그룹 규모 확대와 활발한 대외활동을 감안해 그에 걸맞은 직책을 마련하는 차원"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후계자로 낙점한 아들이 그룹을 이 만큼 키운 능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일찌감치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일본 롯데는 장남 신동주 부회장에게 맡기는 식으로 후계 구도를 정했다.

사실 신 회장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그가 주도한 닷컴 · 슈퍼 · 편의점 · 홈쇼핑 등의 초기 실적이 지지부진했고 T.G.I 프라이데이스 등 외식사업도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2004년 그룹 정책본부장을 맡아 경영을 총괄하면서부터 글로벌 경영감각으로 무장한 신 회장의 역량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20여 차례의 인수 · 합병(M&A) 등 적극적인 외형 확대와 글로벌 경영으로 그룹의 세를 키웠다.

신 총괄회장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것은 2009년 3월 '2018 롯데 비전'을 발표한 이후다. 신 회장은 '2018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아시아 톱10 기업에 오른다'는 비전 아래 롯데그룹 임직원들의 역량을 총집결하는 한편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공격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롯데가 지난해 총 61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보다 30%가량 성장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신 총괄회장의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 측은 신 회장 취임을 계기로 신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차츰 물러날 것이라는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여전히 정정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며 "예전처럼 한국과 일본을 한 달씩 오가며 업무보고를 받고 경영 현안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굳어진 후계 구도

이번 승격으로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실질적인 후계자 위치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분석이다. 일본 롯데를 맡고 있는 신동주 부회장보다 확실한 우위에 섰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경영을 총괄한 이후 사세가 급속히 커져 외형이 일본 롯데의 10배에 달한다. 또 신동주 부회장은 한국 사업에 전혀 관여하지 않지만,신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롯데 경영에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롯데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일본 프로야구단 지바롯데마린스의 구단주를 맡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 회장의 부인과 1남2녀의 자녀 등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물론 '경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 시각도 남아 있다. 신동주 부회장이 한국 롯데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구조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그의 지분율이 14.58%로 신 회장(14.59%)과 비슷하고,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도 신동주 부회장보다 많지는 않지만 일본 롯데의 지분을 갖고 있어 지분구조가 후계구도를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며 "중요한 점은 그룹 전체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임원 인사 명단

◆롯데제과 ⊙승진<상무>이정우 박동진 <이사>오철 오승훈 박명선 문순동 <이사대우>김승희 이학수 장노수 문순갑 임병호 정연학 조정훈

◆롯데칠성음료 ⊙승진 이재혁 대표이사 사장(롯데주류BG · 롯데아사히주류 대표이사 겸직) <이사>이영구 김칠성 <이사대우>방형탁 김상태 곽재억 황원담 안병일 이선장

◆롯데삼강 ⊙겸직 김용수 대표이사 전무(롯데햄 대표이사)⊙승진 <상무>정동호 우경준 <이사>조경수 홍선택

◆롯데쇼핑 ⊙승진 이인원 정책본부 본부장 부회장 <사장>채정병 황각규 <부사장>이원준 <전무>강희태 윤종민 <상무>박호성 이갑 권경열 김경환 문영표 이성관 이일민 장선욱 차원천 박현철 임병연 이충익 <이사>고광후 노윤철 김세완 김규성 박종두 남창희 홍승복 김승희 김기석 <이사대우>홍성호 전형식 박대훈 황범석 백인수 정윤성 황영근 황규완 김종환 정병화 류병호 조도행 홍평규 서재형 정원호 유승철 김태현 오일근

◆호남석유화학 ⊙승진 <전무>이홍렬 김교현 <상무>최창수 <이사>최남식 전명진 조재용 <이사대우>강상모 배성수 양홍주 허광식 김언철 이동우 임동희

◆케이피케미칼 ⊙승진 허수영 대표이사 사장 <이사>김영학 <이사대우>황진구 김정년

◆롯데햄 ⊙승진 <상무>이상률 <이사대우>김차현

◆롯데주류BG ⊙승진 <이사>이석환 <이사대우>우창균 이원표 이종훈

◆롯데리아 ⊙승진 <상무>황의돈 노일식 <이사대우>김대현

◆웰가 ⊙승진 <이사>박경우

◆파스퇴르유업 ⊙승진 <상무>남석우

◆코리아세븐 ⊙승진 <이사>박정우 김영환 <이사대우>홍강표 전동석

◆우리홈쇼핑 ⊙승진 신헌 대표이사 사장 <이사대우>김영택 우정욱

◆롯데상사㈜ 스카이힐C.C. ⊙승진 이승훈 대표이사 부사장

◆호텔롯데 ⊙승진 <이사>이영재 맹경호 <이사대우>박재홍 명노훈 김현식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승진 최영수 대표이사 부사장 <이사>최병록 심우진 <이사대우>김준수 이종환

◆호텔롯데 롯데월드사업본부 ⊙승진 <상무>김정래 <이사>조병선 <이사대우>장성국

◆부산롯데호텔 ⊙승진 <이사대우>김성한

◆롯데로지스틱스 ⊙전보 이재현 대표이사 전무 ⊙승진 <이사대우>박영진

◆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 Inc. ⊙전보 <부사장>정황

◆롯데정보통신 ⊙승진 오경수 대표이사 부사장 <상무>김인제 <이사대우>최진선

◆대홍기획 ⊙승진 최종원 대표이사 전무 <상무>정상철 <이사>김영규 <이사대우>김경남

◆㈜롯데루스 ⊙승진 송용덕 대표이사 전무

◆㈜기린 ⊙승진 김철기 대표이사 상무

◆FRL코리아㈜ ⊙승진 안성수 대표이사 상무

◆㈜케이피켐텍 ⊙승진 서동배 대표이사 상무

◆㈜마이비 ⊙승진 김종효 대표이사 이사

◆롯데자산개발 ⊙승진 김창권 대표이사 부사장 <이사대우>박창연

◆롯데알미늄 알미늄사업본부 ⊙전보 유원태 대표이사 전무 ⊙승진 <이사>이경돈 엄인용 <이사대우>이한섭

◆롯데알미늄 기공사업본부 ⊙전보 최하진 대표이사 상무 ⊙승진 <이사>김정원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승진 김천주 대표이사 부사장 <이사>이희권 <이사대우>윤식 윤중원

◆한국후지필름 ⊙승진 <이사>최성종

◆롯데카드 ⊙승진 <이사>박희수 김성우 이정호 고원석 <이사대우>김종극 강승하 이상규 김윤호

◆롯데손해보험 ⊙승진 <상무>임병희 김진익 <이사>김동호 <이사대우>김도한 김성도 김동진

◆롯데캐피탈 ⊙승진 고바야시 마사모토 대표이사 사장 <이사>박광필 김남걸 <이사대우>이남두 이경우

◆롯데중앙연구소 ⊙승진 김용택 사장 <전무>여명재 <이사>이규영 <이사대우>박상현

◆롯데인재개발원 ⊙전보 박송완 원장 상무 ⊙승진 <이사대우>김윤호

◆롯데제이티비㈜ ⊙전보 노영우 대표이사 이사

◆롯데복지장학재단 ⊙승진 <이사대우>허병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