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공동학술대회] 김정식 국제금융학회장 "경상수지 관리가 경제정책의 핵심"
"경상수지를 경제정책의 주요 축으로 삼지 않으면 위기가 다시 닥칠 수도 있습니다. "

김정식 한국국제경제학회 차기 회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겸 한국국제금융학회장 · 사진)은 9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제정책의 목표를 성장과 물가에만 국한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내년 한 해 국제경제학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외화유동성 위기를 분석해 보면 경상수지 악화가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이로 인해 대외신인도가 나빠져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위기가 닥쳤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처럼 개방된 경제구조이면서도 기축통화가 아닌 국가에선 경상수지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한은이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높여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물가상승이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0.5%포인트 넘게 올리면 안 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교수는 또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 위해 채권시장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외국인 매입한도를 설정한다든지 외국인 매입자금 중 일부를 예치토록 하고,외국인 투자자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대만 등 아시아 국가 중 상당수가 채권시장에서 외국 자본에 대해 '규제 강화'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로 국제유가 상승을 꼽았다. "국제유가가 2008년처럼 배럴당 150달러까지 간다면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