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코스피…'魔의 목ㆍ금' 잘 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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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우려에 2070 밑으로…프로그램 매물 4364억 쏟아져
수급 불안·환율 하락도 부담…금융 등 인플레 수혜株 주목
수급 불안·환율 하락도 부담…금융 등 인플레 수혜株 주목
반등하던 국내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을 앞두고 물가압력이 부각돼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자극했다. 관망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옵션만기일(10일) 부담은 크지 않지만 이달 말까진 프로그램 매도가 수급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매물에 상승폭 반납
코스피지수는 8일 장중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인 끝에 12.04포인트(0.58%) 하락한 2069.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는 등 신흥국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선진국으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전날 반짝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821억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기관도 447억원 '팔자'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선 · 현물 간 가격차)가 하락해 프로그램으로도 4364억원의 매물이 흘러나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옵션만기일 이후 내림세이던 평균 베이시스가 이날 결국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섰다"며 "이는 작년 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라고 진단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연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 · 선물매수)여서 만기 당일엔 오히려 포지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11월 이후 매수차익 잔액의 상당 부분이 청산돼 만기일에 매물로 나올 물량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만기일 이후에도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1~2월은 연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세가 빠져나가면서 매도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강세와 긴축 우려 등으로 이달 말까지는 외국인 주도의 프로그램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와 환율 움직임이 변수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으로 당분간 주가가 정체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인상하는 등 신흥국의 인플레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선진국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엔 이른 단계"라며 "신흥국 인플레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조정폭이 2020~2030선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물가를 우려하는 언급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금융주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IT 자동차 등 수출주는 환율 흐름에 따라 또 한차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 선 부근까지 밀려나자 삼성전자가 96만1000원으로 1.13% 내렸고,현대차(-2.16%) 현대모비스(-3.56%)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현대중공업(-2.32%) 대우조선해양(-6.83%) 등 조선주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강지연/한민수 기자 serew@hankyung.com
◆ 베이시스(basis)
선물과 현물(주식) 간 가격차를 가리킨다. 미래가치를 나타내는 선물 가격은 이론상 현물 가격보다 높은 게 정상이다. 이렇게 베이시스가 양(+)인 상태를 '콘탱고'라 부른다.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낮아 베이시스가 음(-)인 상태는 '백워데이션'이라고 한다. 백워데이션은 통상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프로그램 매물에 상승폭 반납
코스피지수는 8일 장중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인 끝에 12.04포인트(0.58%) 하락한 2069.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는 등 신흥국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선진국으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전날 반짝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821억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기관도 447억원 '팔자'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선 · 현물 간 가격차)가 하락해 프로그램으로도 4364억원의 매물이 흘러나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옵션만기일 이후 내림세이던 평균 베이시스가 이날 결국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섰다"며 "이는 작년 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라고 진단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연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 · 선물매수)여서 만기 당일엔 오히려 포지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11월 이후 매수차익 잔액의 상당 부분이 청산돼 만기일에 매물로 나올 물량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만기일 이후에도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1~2월은 연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세가 빠져나가면서 매도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강세와 긴축 우려 등으로 이달 말까지는 외국인 주도의 프로그램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와 환율 움직임이 변수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으로 당분간 주가가 정체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인상하는 등 신흥국의 인플레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선진국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엔 이른 단계"라며 "신흥국 인플레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조정폭이 2020~2030선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물가를 우려하는 언급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금융주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IT 자동차 등 수출주는 환율 흐름에 따라 또 한차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 선 부근까지 밀려나자 삼성전자가 96만1000원으로 1.13% 내렸고,현대차(-2.16%) 현대모비스(-3.56%)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현대중공업(-2.32%) 대우조선해양(-6.83%) 등 조선주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강지연/한민수 기자 serew@hankyung.com
◆ 베이시스(basis)
선물과 현물(주식) 간 가격차를 가리킨다. 미래가치를 나타내는 선물 가격은 이론상 현물 가격보다 높은 게 정상이다. 이렇게 베이시스가 양(+)인 상태를 '콘탱고'라 부른다.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낮아 베이시스가 음(-)인 상태는 '백워데이션'이라고 한다. 백워데이션은 통상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