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작년 4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 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크게 악화한 것으로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47곳 가운데 20곳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실적부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하락(3곳), 환율(2곳) 등 다른 주요 원인들에 비해 비중이 압도적이다. 업종별로는 제지, 화학, 식료품 등이 원자재 가격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2.9% 감소한 한국제지는 공시에서 "원재료 가격은 급등한 반면 판매가격의 소폭 상승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풍제지, 페이퍼코리아 등 다른 제지업체들도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했다. 대한유화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구입단가의 인상으로 제품마진이 축소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고 삼화페인트는 "유가 상승과 공급 부족이 원가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손해를 본 화학 회사에는 삼성정밀화학, KPX화인케미칼, 진양화학 등도 포함됐다. 그밖에 CJ제일제당, 사조해표 등 식료품 업종은 농산물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았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